최근 주식시장이 상승하면서 적립식펀드가 속속 원금회복을 시작하는 모습이다. 물론 거치식펀드는 20%이상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지만, 일단 적립식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섰다는 것을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7월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에서 1,803억원이 유출되었고,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순수 주식형펀드 자금은 9,634억원이 유출되며 유출 강도가 심화되었다. 특히 이 중 대부분의 자금이 공모 주식형펀드에서 유출되면서, 개인의 자금이 이탈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 주식형펀드를 환매하는 것이 바람직한 전략일까?
일단 먼저 환매의 여부를 떠나서, 투자자 자신의 투자 성향을 확실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 과거 2년 전에 주식형펀드에 투자한 사람이라면 자신의 투자 및 위험 성향을 확실히 파악하지 않고 펀드 가입을 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로 이러한 성향 파악이 대부분 이루어져, 만약 자신이 위험회피형 투자자에 속한다면 원금회복을 한 펀드는 정리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다. 왜냐하면 위험회피형 투자자는 말 그대로 자신이 위험을 부담하는 것을 기피, 쉽게 말해 손실을 보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험회피형 투자자는 더 이상 이 글을 꼭 읽어 볼 필요가 없으며, 자신이 보유한 주식형펀드의 비중을 줄여 비교적 안전한 채권형이나 머니마켓펀드(MMF), 예•적금 등의 금융 상품에 투자하면 된다. 이는 자신의 성향에 맞는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 절대 위험회피형 투자자를 무시하거나 주식형펀드 투자에 배재시킨다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러두고 싶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주식형펀드의 환매 여부는 향후 주식형펀드의 수익률 상승세 지속 여부와 맥을 같이 한다. 따라서 향후 주식형펀드에 대한 전망이 필요하다.
8월 이후에는 경기지표의 반등 여부가 주식형펀드의 관심사가 될 것이다. 2분기 어닝시즌에서 기업의 비용절감 노력의 성과는 충분히 봤기 때문에 이제는 실제로 경기가 회복되는지를 확인하려는 욕구가 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중 가장 주목해야 할 지표는 고용이다. 왜냐하면 고용은 소비의 동력을 가늠하는 잣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고용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하기에는 사실 어렵다고 본다. 왜냐하면 미국 대부분의 기업들이 처한 현실이 투자에 대한 지출 증가보다 구조조정에 대한 압력이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고용 시장이 암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에 대한 Tip은 지난 월요일에 발표된 ISM제조업지수 중 세부지표 내용에 있다. ISM 지표는 경기선행지표로서 향후 경기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데, 세부지표 중 생산지수가 57.9 로 2007년 6 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기업들의 생산압력이 높아지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ISM세부지표 중 고용지수가 45.6을 기록하며 2008년 8 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하였다는 것인데, 2008년 9 월부터 기업들의 해고 사태가 본격화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들의 해고 사태가 일단락되어 간다고 볼 수도 있다.
그래도 국내 주식형펀드의 걱정거리는 속도에 있다. 주식형펀드의 수익률과 직결되는 주가를 가지고 2003 년 하반기 경기회복기 때와 상승률을 비교해 보면, 최근 5 개월 동안의 상승률과 2003 년에 나타난 10 개월 동안의 상승률과 같은 상승률 기록했다. 즉 현재 상황은 저점대비 상승률은 비슷하지만 상승 기간이 짧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경기회복 기대로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지만, 이러한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보다는 속도조절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경계의 시각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속도의 문제이지 방향성의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국내 증시는 향후 계단식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주식형펀드의 수익률 개선도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라는 격언이 있다. 물론 필자는 이 격언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늦었다고 생각하면 기대를 조금 낮추면 된다. 투자자에게 펀드에 대한 전망을 이야기 할 때마다 펀드 투자는 한달 두달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에 임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항상 상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