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찬구 회장은 전날 이사회에서 금호석유화학 대표 이사직 해임이 결정된 뒤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현재로선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본다"며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박찬구 회장의 침묵으로 향후 그룹의 행보에 대해 업계의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그룹이 석유화학의 비중이 낮아져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석유화학 부문의 자산매각도 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또 일각에서는 오너 형제간 경영권을 둘러싼 법적 분쟁으로까지 확대돼 결국 그룹이 공중분해 되는 것 아니냐는 섣부른 예측까지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 그룹 관계자는 "석유화학이 그룹의 주력회사인데 실질적인 지주회사 비중이 낮아질 이유가 없다"며 "이번일과 상관없이 금호 석유화학은 예전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룹의 운명을 넘겨받은 박찬법 부회장이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시장의 불신을 털어낼 수 있을지도 업계의 관심사다.
예기치 못한 ‘형제의 난’으로 전문경영인 시대를 연 박찬법 부회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당장 그룹 유동성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대우건설과 금호생명 매각이라는 발등의 불도 꺼야 한다. 채권단인 산업은행과도 직접 협상을 벌여야 한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 28일 박 부회장이 금호그룹에만 45년 몸담은 정통 금호맨인 점을 강조하며 “나보다도 그룹 경영을 더 잘할 수 있는 인물인 만큼, 향후 오랫동안 자리를 맡길 것”이라고 밝혔다. 대주주로서 무한신뢰를 보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결국 오너 일가가 막후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것이기 때문에 박 회장은 관리자 또는 조력자 이상의 역할을 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특히 현재의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고 구조조정을 원활히 마무리 지어야 할 무거운 짐이 놓여 있는데다 채권단과의 재무구조약정에 따라 대우건설 등 자산 매각도 신속히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박 부회장의 의사결정 폭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많다.
아주경제=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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