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감증명제 5년 내 폐지

금융이나 부동산 거래 등을 할 때 신원을 확인하는 수단인 인감증명을 요구하는 사무가 연내에 60% 감축되고 5년 내에 제도가 폐지된다.

행정안전부는 29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제15차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인감증명제도 개편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1단계로 중앙부처의 209개 인감증명 요구사무 가운데 부동산 등기 등 주요 재산권 관련 사무를 제외하고 60%인 125개 사무를 없애고 신분증이나 인·허가증 등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또 부동산 등기 관련 사무 등 폐지되지 않는 인감사무도 자신이 직접 기관을 방문하거나 계약서·위임장 등에 공증을 받는 경우 인감증명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정부는 2단계로 내년부터 인감증명 대체수단을 마련해 시행한 후 5년 내에 인감증명제도 자체를 완전히 폐지할 계획이다.

정부는 인감증명 대체수단으로 전자인증 기반을 확충하고 이용 여건을 개선해 내년 말까지 '전자위임장제도'와 '본인서명사실확인서(가칭)'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공증제도도 개편해 공증 인력을 확대하고 수수료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서명을 본인 확인의 보조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내년까지 주민등록법을 개정해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같은 신분증에 서명 등록을 권장할 계획이다.

주요 민원 접수 때 본인 휴대전화로 문자서비스(SMS)를 제공하는 '통합민원 SMS문자서비스'도 실시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인감제도가 개편되면 공무원 인건비와 증명 발급비용 등으로 약4500억원의 사회·경제적 비용이 줄어들고, 사건·사고와 법적 분쟁을 상당 부분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감증명제도는 일제강점기인 1914년 도입된 이후 거래관계 때 본인 의사를 확인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그동안 도장 제작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위조에 취약하고 전세계에서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만이 이 제도를 사용하고 있어 글로벌 스탠다드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거래시 서명을 사용하고 계약시에는 공증을 받는다.

현재 전 국민의 66.5%인 3289명의 인감이 등록돼 있고 지난해 증명서 발급건수는 4846만통에 달한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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