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정책의 후폭풍이 매섭다.
부자들의 잔치 뒷 설거지를 서민이 한다는 비판으로 현 정권은 서민들에게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법인세를 깍은 탓에 임시투자세액공제와 같은 특례 조항을 없애는 것도 정부정책의 모순이라고 비판을 받는다.
외국에서 보면 담배값이 인상되면 수요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도 감세 탓에 담배세 인상의 정책 타당성을 의심받는다.
감세를 했음에도 대기업들의 투자가 살아나지 않아 감세→투자 활성→고용증진→경기활성화→세수 증가로 이어지는 '래퍼곡선'의 생명력도 약화됐다.
서민생활 안정화 대책으로 2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는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음에도 '부자를 위한 정권'이라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경기침체의 지속으로 재정확대 정책을 유지해야 하는데 감세 탓에 확대 재정 운용의 폭도 좁아졌다.
한 예로 4대강 정비사업도 재정적자가 지속되면서 예산집행의 설득력을 잃은 상태다.
양극화 문제도 사실 자본주의가 발달되고 고도 경제로 진입하게 되면 맞닥뜨리게 되는 '필요악' 같은 성격이 분명 있는데도 온전히 감세정책의 결과인 마냥 묘사되기도 한다.
내년도에 예정된 소득세와 법인세 감세를 유예하더라도 세수 증가분이 3조7000억원에 '불과'한데도 추가 감세가 13조원이 넘는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8월에 발표 예정인 세제개편안도 감세정책의 '후광 효과'로 곤욕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부 스스로가 이 모든 비판과 비난을 받도록 자초한 면이 있다.
"모든 정책은 타이밍"이라고 감세 정책의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감세정책은 외부 경제상황이 안정돼 있어야만 투자유인으로 작용한다.
기업가가 외부 경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을 감내할 수 있고, 사회 제도와 법이 제대로 작동할 것이라는 어느 정도의 확신이 있어야만 정부의 감세 정책을 투자 유인으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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