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외국의 거대한 '특허괴물'에 맞서기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지식재산관리회사 설립을 추진한다. 특허괴물은 제품 생산이나 판매는 하지 않고 특허 소송만으로 수익을 얻는 특허전문 기업을 말한다
또한 그동안 전국 18개 지방법원에서 분산 처리해 온 특허 관련 소송도 몇몇 주요 법원에서 집중 처리할 수 있도록 지적재산 소송 관할제도를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29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하에 열린 제15회 국가경쟁력강화회의에서 국무총리실과 대법원을 비롯해 13개 부처 및 기관이 공동으로 마련한 ‘지식재산 강국 실현전략’을 확정했다.
지난 90년대 이후 선진국들은 지식기반 경제로 전환하면서 지식재산 전략을 국가발전의 핵심정책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식재산 환경이 양적으로는 세계적 수준이지만, 질적수준은 미흡하고 보호ㆍ정책 인프라도 부족했다.
미국의 인터렉츄얼 벤쳐(Intellectual Ventures)사는 지난해 한국에서 무려 200여건의 특허권을 매입하는 등 외국의 대형 특허기업들의 한국 특허시장 잠식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외국의 대형 특허괴물에 대응하고 국내 기업들의 특허권을 보호하는 한편, 지식재산과 관련한 산업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 이번 '지식재산 강국 실현전략'을 수립하게 된 것이다.
우선 정부는 금년 내 기업 주도로 200억원 규모의 창의자본을 설립해 운영할 수 있도록 5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며 2011년 이후 5년 내 5000억원 규모의 지식재산관리회사 설립을 추진키로 했다.
지식재산 분쟁과 관련한 소송제도도 개선키로 했다. 특허분쟁 소송들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면서 기업경영의 위험요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전국의 18개 지방법원에서 분산 처리해 온 특허침해 관련 소송의 1심과 항소심을 특허법원 등 몇몇 법원으로 집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범정부 지식재산 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국가 지식재산위원회를 설립하고 지식재산기본법 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국무총리실에 지식재산 전담기획단을 설치하고 관련부처 및 기관들이 참여하는 지식재산정책협의회도 운영할 계획이다.
대학과 공공연구소 등의 기술지주회사 설립요건을 완화하고 사업영역도 확대키로 했다. 이를위해 기술지주회사 설립 시 기술현물출자비율을 현행 50%에서 20%로 낮추고, 사업영역의 경우 직접사업화뿐 아니라 펀드 결성ㆍ운용도 가능토록 할 방침이다.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중 기술이전 및 사업화 예산비중을 기존 0.7%에서 2013년까지 3%수준으로 확대한다.
그동안 정부의 R&D 예산은 매년 10% 정도씩 증가한 반면, 기술이전ㆍ사업화 예산비중은 감소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연구자와 창작자에 대한 보상체계도 마련된다.
예를들어 공공 소프트웨어 개발시 개발업체의 개작ㆍ복제ㆍ배포 등 상업적인 활용이 가능토록 연내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콘텐츠 창작기업의 불공정 수익배분에 대한 제재방안도 마련하고 외주제작사와 방송사업자간의 합리적인 거래관행이 정립될 수 있도록 불공정사항에 대한 시정권고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지식재산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국경조치 대상을 확대하고 단속인력도 늘리는 등 위조 상품과 저작물 단속도 강화할 방침이다.
해외 진출기업에 대한 현지 지식재산권 지원서비스도 강화하고 내년에는 지식재산권 전문학위과정 개설과 기술경영 전문대학원 설립도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세계 주요 특허국인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일본, 중국, 유럽 간 특허심사 국제공조체제를 마련해 특허제도를 세계적 표준에 맞도록 추진키로 했다.
또 전 국가기관의 기술이전ㆍ사업화 정보망, 민간포털 및 오프라인 국제네트워크를 통합한 국가 기술화 종합정보망을 올해 내 구축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이번 지식재산 실현전략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기술수출 활성화를 일으켜 기술무역수지비율(기술수출/기술도입)이 2007년 현재 0.43에서 2012년에는 0.79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2007년 현재 우리나라 기술수출과 수입규모는 각각 22억 달러, 51억 달러로 기술무역수지는 29억 달러 적자를 기록중이다.
지식재산 보호도 강화돼 지난해 세계 37위(IMD 기준)였던 우리나라의 지식재산 보호수준이 2012년에는 15위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식기반제조업 생산성도 1인당 5700만원에서 2012년에는 8100만원으로, 저작권 산업 규모도 세계 9위에서 5위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다.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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