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연계된 북한 기업과 이란 소재 한 기업에 대해 자산동결 및 거래금지 등의 조치를 취하며 대북 금융 제재를 본격화했다.
미 국무부는 30일(현지시간) 우라늄농축 장비구입에 관여해온 북한 무역회사 남촌강(NCG)이 보유한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 기업 및 개인들과의 거래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남촌강은 평양에 소재한 핵관련 북한 기업으로 지난 1990년대말 이후 우라늄 농축프로그램에 특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알루미늄관과 다른 장비들을 구매하는 일에 관여해 왔다"고 말했다.
또 "남촌강을 행정명령 13382호에 근거해 북한의 핵확산 네트워크로 지정했다"면서 "남촌강에 대한 자산동결 조치는 미국의 금융과 상거래 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고립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정명령 13382호의 핵확산활동 관련 기업으로 지정되면 모든 미국인과의 거래가 금지되고 미국내 자산에 대한 동결 조치를 받게 된다.
앞서 미 재무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원한 혐의로 이란의 남 키시섬에 위치한 '홍콩일렉트로닉스'에 대해 금융 제재를 가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홍콩일렉트로닉스가 북한의 단천상업은행과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를 지원했다"면서 "북한에 미사일 개발 등과 연계된 수백만 달러를 이란에서 북한으로 송금한 의혹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재무부는 또 단천상업은행은 탄도미사일 판매 금융거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가 안보리 제재를 받고 있는 샤히드 헤마트 인더스트얼그룹(SHIG)으로 탄도미사일을 판매하는 금융거래에도 관여해왔다고 지적했다.
스튜어트 레비 재무부 테러·금융정보담당 차관은 "북한이 홍콩일렉트로닉스와 같은 위장기업들을 활용해 자신들의 금융거래의 본질을 숨기기 위해 속임수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이번 조치는 북한의 국제금융시스템 악용을 막기 위한 미국의 총체적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북한과의 거래를 이유로 북한 외 기업에 대한 제재에 나선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첫 구체적 조치로, 북한의 해외거래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도 예상되지만 이 같은 대북 제재와 감시가 현재 최상의 방안"이라고 밝혔다.
아주경제=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