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한파로 적자를 면치 못했던 은행권의 실적이 3분기부터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대손충당금과 순이자마진(NIM)의 추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2분기부터 전반적인 업황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8일 금융권과 증권정보제공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지주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26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전망이 맞는다면 KB금융지주의 순익은 전분기의 2383억원에서 10% 정도 늘어나게 된다.
신한금융지주는 전분기 대비 2배 늘어나 2600억원의 순익을 기록하고 우리금융지주는 전분기와 비슷한 1600억원의 순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하나금융지주는 900억원 흑자를 기록해 전분기의 3250억원 적자에서 수익성이 큰 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은행과 기업은행 역시 각각 2분기에 1200억원과 8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3분기부터는 본격적인 회복 가능성이 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금리인하로 악화됐던 예대마진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손충당금 변수 역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지난 1월 2.40%포인트를 기록했다. 2월에는 2.19%포인트, 3월 1.73%포인트로 하락한 이후 4월에는 1.79%포인트로 높아졌다.
그러나 신중론도 여전히 만만치 않다. 대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여파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아 대손충당금을 산정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실적 전망을 언급하는 것은 조심스럽다"면서 "시장에서 여러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실적 예상을 잡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여신 규모 500억원 이상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과 그 이하 기업들에 대한 상시 평가 작업을 진행 중으로 이들에 대한 평가 결과에 따라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달라진다.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은행의 1차 신용위험평가에서 불합격한 434개 대기업 중 워크아웃을 의미하는 C등급 또는 퇴출대상인 D등급 대상으로 분류된 기업은 30여곳에 이른다.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대기업 중 30여곳이 구조조정 대상 기업으로 분류되고 이중 5~10개 대기업은 회사정리절차인 법정관리를 밟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채권은행들은 최종 조율을 통해 오는 12일까지 금융감독원에 결과를 제출할 계획으로 당초 C~D등급 기업은 20여개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됐었다.
장민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지난해와 같은 최악의 상황은 지났고 자본확충과 공적자금 투입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그러나 대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부실채권이 쌓일 수 밖에 없고 은행 역시 지표가 악화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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