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악재에 北핵 위기 가세

2009-06-03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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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프닝으로 끝날 것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지만 7월 위기설이 또다시 떠오른 것은 그만큼 북한 핵실험의 파장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장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고 외환보유고도 개선되고 있어 대내적인 불안 요인은 많이 완화된 측면이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도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봤을 때 7월 위기설의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 핵실험에 따른 위험 요소는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재은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북한이 도발하더라도 하루 이틀 시장 재료로 끝났는데 현재는 2~3주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우리 정부의 대응 역시 대화와 타협 등 물러서는 게 아니라 맞대응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전통적인 위기설 재료들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점도 위기설이 심심찮게 터져 나오는 원인으로 풀이된다.

장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9월과 올해 3월 위기설이 터져나온 것에 이어 또다시 위기설이 반복되는 원인에 대해 "대내적 불안 요인이 상존하는 가운데 외부의 충격이 가세하면 불안의 양상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내적 불안 요인으로는 △단기외채 비중이 높고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외국인 비중이 높아 대외의존도가 심한 점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 △1997년 외환위기의 트라우마 등을 꼽았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비중은 30% 내외 수준으로 다른 개발도상국에 비해서 매우 높은 편이다.

또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점도 위기설이 재생산되는 원인이다. 주요국들의 GDP 대비 수출 비중을 보면 말레이시아와 대만이 각각 94.4%, 61.1%로 1,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38.3%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아울러 중국을 상대로 한 수출이 전체의 20%를 넘어 중국 수출과 '동조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의 소비가 감소하면 중국의 수출이 감소하게 돼 우리나라의 제1,2 무역대상국의 수출이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3개월만에 300원 이상 떨어진 것처럼 외환시장이 취약한 것도 위기설이 지속되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와 함께 '위기설'과 같은 안 좋은 소식에 집중하는 인간 본성적인 측면도 위기설이 반복되는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북한 핵실험과 같은 돌발 시장 변수가 생겼더라도 대내 요인을 잘 관리하면 위기설의 재발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장 수석연구원은 "우선 단기외채 비중을 낮추기 위해 통화스와프 자금이나 외환보유액 등으로 악성 단기 외채를 상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외 금융시장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세계 금융불안 충격이 국내에 파급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외신에 대한 의사소통 확대 방안을 강구해 한국 경제의 올바른 이해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외신보도로 우리나라 위기설 목소리가 점점 커지자 이종창 금융위원회 부원장은 영국으로 날아가 외신과 '담판'을 짓기도 하고 정례적으로 외국 투자가들과의 전화 콘퍼런스를 열어 외신 대응을 강화해 효과를 보기도 했다. 

아울러 아시아채권기금(ABF)와 아시아판 통화기금(AMF) 창설과 같은 아시아 역내 금융 협력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 중에서도 직접 투자(FDI)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장 연구위원은 밝혔다.  


정부는 경상수지가 흑자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강화해 위기설을 불식시키는 방안으로 내다보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경상수지가 흑자를 보이는 것이 외화유동성에 대한 불안 심리를 차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표가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장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불안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자본의 높은 대외의존도로 위기설이 다시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며 "대내 요인과 대외 요인을 잘 구별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면 충분히 위기설을 억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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