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가 올해 유럽에 수백개의 맥카페 매장을 신설하고 유럽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를 따라잡겠다고 선언했다. 연초 스타벅스가 저가 아침 메뉴를 선보이며 맥도날드를 압박하고 나선 데 대한 공세로 읽힌다. 양사는 최근 커피시장을 놓고 광고전쟁에도 돌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맥도날드가 연말까지 유럽지역 맥카페 매장 수를 1200개로 늘리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스타벅스는 유럽에 13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최근 확장 규모를 줄이고 있다. 또 영국에서는 맥카페가 운영되고 있지 않지만 스타벅스는 유럽지역 매장의 절반 가량을 영국에 두고 있어 맥도날드의 성장 여력은 충분한 편이다.
제롬 타파니 맥도날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맥카페는 유럽 최대 커피 판매처가 될 수 있다"며 "출근하면서 아침식사 거리를 찾는 직장인들과 그룹 미팅 장소를 찾는 사람들에게 쾌적한 분위기를 제공해 새로운 고객층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0년대 초 호주에서 첫 선을 보인 맥카페는 2002년 아일랜드를 통해 유럽에 처음 소개됐다. 지금은 독일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 1200개 가운데 거의 절반이 맥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이탈리아의 맥도날드 매장 20%에도 맥카페가 들어섰다.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매장도 조만간 맥카페를 들일 예정이다.
맥도날드는 저가 이미지를 벗기 위해 커피의 고급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최고급 커피머신을 설치했고 각 지역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크래프트로부터 다양한 브렌딩 커피를 들이고 있다.
맥도날드가 맥카페를 확장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커피사업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로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들이 가격이 저렴한 햄버거의 매출을 꾸준히 올려주고는 있지만 이들의 기호 역시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것.
맥도날드가 최근 미국에서 커피시장 쟁탈을 위한 대규모 광고 캠페인을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맥도날드의 공세에 맞서 스타벅스도 뉴욕타임스에 공격적인 전면광고를 게재하는 등 커피 시장 수성을 위한 광고전에 돌입했다.
한편 맥도날드는 유럽에서 기존 매장에 맥카페 매장 1곳을 들이는 데 6만~8만5000 유로의 비용이 들지만 스타벅스보다 더 빨리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