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비금융주에 대한 공매도가 허용됨에 따라 공매도 증가 가능성이 부각되는 종목은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여 투자 유의가 요구된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하고 증권예탁원이나 증권사에서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저가에 사서 되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거두는 거래 기법을 말한다.
공매도 제한조치가 풀리는 것은 다음 달부터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빌린 주식의 규모를 의미하는 대차거래 잔고를 이미 늘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 이승재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공매도 금지 해제를 예상하고 주식대차(주식을 빌리는 것)를 미리 해놓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허용하면서 대차규정을 더욱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달 들어 현대모비스 대차거래 잔고의 증가율이 46.7%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동부하이텍(41.4%), 한국단자(39.6%), S-Oil(37.0%), 삼성전기(30.3%), 하이닉스(15.0%), 삼성전자(12.0%), KT&G(10.8%), 한화(9.8%) 등이 대차잔고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원은 또 공매도 규제 직전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종목은 상대적으로 비싼 주식을 팔고 상대적으로 싼 주식을 매수해 수익을 얻는 롱숏전략의 선호 종목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공매도 규제 직후 대차잔고가 급감한 종목도 그만큼 공매도 규제에 민감하다는 뜻이어서 공매도 금지 해제 탓에 주가가 민감하게 움직일 수 있다며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우선 이러한 3가지 기준에 2가지 이상 적용되는 비금융주로 하이닉스, S-Oil, 한화, KT&G 등을 꼽았다.
하이닉스는 높은 대차잔고 증가율 이외에도 공매도 규제 직전 시가총액 대비 대차잔고 비중이 상위 6위를 기록했다. S-Oil(-49.5%), 한화(-39.9%), KT&G(-38.8%) 등은 공매도 규제 이후 대차잔고 감소 비율이 다른 종목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컸다.
외국계 증권사인 골드만삭스는 연초 이후 업종 내 주가상승률이 높거나 외국인 지분율 변화가 큰 종목이 외국인의 공매도 대상으로 유력하다며 두산중공업, 기아차, 현대제철 등을 꼽았다.
엔씨소프트는 주가상승률이 가장 큰 종목 중의 하나이지만, 게임 '아이온'의 대만과 일본 출시 예정 등 추가 호재가 대기 중이라 공매도가 좋은 전략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듯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하이닉스가 오후 1시 현재 6.21% 급락한 것을 비롯해 한화(-3.68%), KT&G(-0.86%), 두산중공업(-6.64%), 기아차(-6.20%), 현대제철(-3.23%), 엔씨소프트(-3.47%) 등 공매도 공격 대상으로 거론된 종목들이 큰 폭으로 내리고 있다. S-Oil은 보합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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