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조만간 동부메탈 인수를 위한 가격협상에 들어간다.
21일 산은은 대기업그룹 구조조정을 위한 사모주식펀드(PEF)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며 이 같이 밝혔다.
우선 산은은 동부메탈 인수를 위한 PEF 투자자 모집에 착수하고 가격 산정을 위한 실사에 들어간다. 다음 주부터는 동부그룹 측과 가격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산은은 동부메탈 지분 100%와 경영권을 인수해 재무 건전화 작업을 거쳐 3~4년 뒤 되팔아 수익을 낸다는 구상이다. 대신 동부메탈 인수가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을 돕기 위한 작업인 만큼 매각 시 동부 측에 우선매수청구권을 주기로 했다.
산은 관계자는 "동부메탈 인수를 위한 기초 작업을 진행하면서 보험사, 연기금 등의 투자자도 모집하고 있다"며 "조만간 매입 가격선을 확정해 동부 측과 가격 협상을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부 측과 가격 협상만 원활히 이뤄지면 다음 달까지 매각을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부메탈은 동부하이텍이 합금철 사업을 분리해 만든 기업으로 매각 가격은 7000억~8000억원 선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동부그룹은 동부메탈을 팔아 금융권 신디케이트론(협조금융) 일부를 갚아 유동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산은이 이처럼 선제적인 대기업 구조조정 지원을 위해 대기업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계열사를 PEF를 통해 매입해주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은은 동부 외에 다른 대기업그룹이 구조조정을 위해 내놓을 비핵심 계열사나 자산을 사들이기 위해 PEF 규모를 수조원대로 키울 방침이다.
산은 고위 관계자는 "동부 외에 다른 그룹들은 아직 계열사 인수 등을 제안하지 않았지만 대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요청이 있을 것"이라며 "인수 대상 기업이 늘어날 것에 대비, PEF 규모를 수조원 대로 키우거나 별도 프로젝트 형태의 펀드를 설립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