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밸류에이션 부담 줄었다

2009-05-1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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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S 개선…PER 1달전 比 5.4% 하락
미ㆍ일ㆍ중 등 주요국은 PER 상승


국내 증시의 압박요인으로 작용해왔던 밸류에이션 부담이 지난달을 기점으로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향후 12개월간 기업의 순이익 전망치를 반영한 모건스탠리캐피털인덱스(MSCI) 코리아지수의 PER(주가수익비율)은 14일 기준으로 12.3배를 기록해 한 달 전의 13배에 비해 5.4% 하락했다.

주당순이익(EPS)을 한 주당 가격으로 나눈 PER은 수치가 높으면 수익력보다 주가가 고평가된 것으로, 낮으면 수익력보다 저평가된 것을 의미한다.

국내 증시의 PER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가가 급락했던 지난해 10월24일 6.7배까지 내려가 저점을 찍었다.

그러나 올해 3월 초부터 주가가 단기 급등하면서 지난달 22일에는 13.4배까지 급등해 국내 증시의 부담 요인으로 인식돼왔다. PER 13.4배는 증시 활황기였던 2007년 7월25일 기록한 고점(13.7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최근 국내 증시의 PER이 하락한 것은 경기 회복 기대감에, 분모를 구성하는 EPS 추정치가 상향조정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기업실적 조사기관인 톰슨 IBES의 조사에 따르면 MSCI코리아지수를 구성하는 국내 기업들의 향후 12개월 EPS(주당순이익) 전망치는 최근 한 달 사이에 8.7%나 상향조정됐다.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최근 한 달 사이에 EPS가 상향 조정된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대만(17.6%), 인도(0.4%), 독일(7.1%) 등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러시아(-6.7%), 브라질(-1.5%), 중국(-2.2%), 홍콩(-1.5%), 일본(-2.8%), 호주(-2.3%), 영국(-0.5%), 미국(-0.5%) 등은 EPS 하향조정이 계속됐다.

이에 따라 이들 국가 가운데 한 달 전에 비해 PER이 하락한 나라도 우리나라를 비롯해 독일(11.1→10.4), 대만(30.8→28.2) 등에 불과했다.

미국(13.4→14.3), 프랑스(10.1→10.6), 영국(9.9→10.9), 호주(13.1→13.2), 일본(28.7→30.2), 홍콩(15.6→16.9), 중국(12.4→13.4), 인도(13.3→14.3), 브라질(10.1→10.8), 러시아(6.2→7.3) 등은 PER이 모두 상승했다.

EPS 추청치는 대체로 하락했지만, 경기 회복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주가는 상대적으로 더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 김동영 연구원은 "EPS 상향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된 것은 국내 증시 추가 상승에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다"면서도 "1분기 기업들의 실적은 여전히 '절반의 성공'에 불과해 PER 완화에도 당분간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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