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호 국내 우회투자...권기문 개입 확인

2009-04-15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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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중수부(이인규 검사장)는 15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가 대주주인 '엘리쉬&파트너스'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돈 250만 달러의 일부를 국내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오르고스사에 우회 투자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오르고스사에 권양숙 여사의 동생 기문씨가 돈을 투자한 내역을 확보, 전날 그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6시간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검찰은 14일 경기 성남시 분당 소재 이 회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투자내역이 들어있는 통장과 외환거래 내역을 확보했다.

검찰은 기문씨가 건호씨 관련 사업에 투자한 것은 노 전 대통령과 권 여사가 건호씨의 사업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을 높여주는 정황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기문씨의 휴대전화를 대신 받은 측근은 관련 의혹에 대해 "파악하기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오르고스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가 있고 한국에 지사가 있다.

앞서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작년 2월 '타나도 인베스트먼트'로 500만 달러를 송금받아 220만 달러는 계좌에 남겨놓고 30만 달러는 직접 투자했으며 나머지 250만 달러를 자신이 세운 엘리쉬&파트너스로 넘겨 대부분 외국기업에 투자한 사실을 확인했다.

노 전 대통령 측은 "연씨가 박 회장으로부터 500만 달러를 투자받았을 뿐 건호씨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검찰은 건호씨가 연씨보다 엘리쉬&파트너스의 지분을 더 많이 소유하고 있는 점 등 진술에 배치되는 부분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검찰은 건호씨가 조사를 받으면서 본인이 대주주인 이유 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점에 비춰 연씨와 함께 박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등 사업 운영 전반에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건호씨가 전날 조사과정에서 많이 힘들어하고, 오래 생각하면서 진술했다. 그의 진술에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많으며, 본인이 변호사와 다시 정리해서 오겠다고 해서 내일 부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연씨는 500만 달러가 '투자금'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수차례 박 회장 및 태광실업 측에 사업설명을 했다고 밝혔지만 투자 관련 계약서도 없을 뿐더러 박 회장 또한 "500만 달러의 투자내역을 전혀 모른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부탁에 따라 500만 달러를 송금했다"는 박 회장의 진술을 토대로 이 돈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임을 뒷받침하기 위해 건호씨와 연씨를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참고인 신분의 건호씨를 16일 한 차례 더 불러 연씨와 함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의 피의자 신문 조서를 받거나 노 전 대통령과 함께 포괄적 뇌물죄의 공범으로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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