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가맹점 간 불합리한 수수료 격차를 해소하자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의 4월 임시국회 처리가 물 건너 갈 조짐이다.
당정이 이번 회기 내 처리하기로 한 민생법안이나 산적한 다른 쟁점법안에 밀려 논의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정책위 관계자는 9일 “카드수수료 상한제나 1만원 이하 소액결제 시 현금사용 유도 방안도 포함한 개정안 방침을 금융위원회 등 해당부처와 논의 중”이라며 “다만 추경안, 은행법 등 우선 처리 법안이 많아 이번 회기 내 통과까지는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관련 개정안을 제출한 장제원 의원도 “노력은 하고 있지만 이번 달 현안이 많아 아직 해당상임위에서도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도 “당 목표는 어디까지나 4월 국회 처리”라고 말했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중순 “대형가맹점에 비해 중소형가맹점 등에 상대적으로 높은 카드수수료율이 부과되고 있다”며 카드수수료 상한제 도입을 주장했다.
당시 고승덕·장제원 의원 등도 합리적 카드수수료 산정을 위한 합의기구 설치를 내용으로 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을 공동발의로 제출했다.
개정안 자체에도 논란이 많아 당정 협의마저 난항을 겪고 있다.
임 의장이 주장하는 1만원 이하 소액결제 시 현금사용 유도 방안의 경우 영세자영업자들의 편의를 봐준다는 취지에 반해 역효과도 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책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마일리지·소득공제 혜택을 줄여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등 관련부처들 사이에서도 여러 이견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되 영세가맹점들의 부담을 줄인다는 큰 틀은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금융통’ 이성남 의원은 “대형가맹점-중소형가맹점 간 불평등한 카드수수료 책정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는 점은 동감한다”면서도 “대형 카드사들도 재무구조 악화에 허덕이고 있기에 함께 윈-윈 할 수 있는 쪽으로 개선되야 후폭풍이 없다”고 주문했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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