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투자 내년으로 미뤄라

2009-03-3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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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바닥 아냐…상업용 부동산 가격 더 떨어져야"

중국 부동산 투자는 내년 이후로 미뤄라.

세계적인 부동산투자펀드 임원들 사이에서는 중국 부동산시장이 최근 호전되고는 있지만 외국 투자자들이 나설 시점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 보도했다.

지난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 부동산투자 컨퍼런스에서 이들은 중국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위험이 크고 상업용 건물의 가격이 더 떨어져야 투자 매력이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아울러 유동성이 제한적이고 개발이 안된 점도 투자의 애로점으로 지적됐다.

리처드 프라이스 ING리얼이스테이트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지역본부장은 "외국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가고 있다"며 "복잡한 부동산 거래 절차도 부동산 투자를 망설이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수년간 아파트 가격이 치솟자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는 등의 방법으로 투기를 억제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외국 투자 자본이 급격히 증발하자 중국 정부는 투기 억제 조치를 부분적으로 완화하기 시작했다. 지방 정부도 외국인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부동산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기는 하다. 아파트 가격이 안정세에 있고 부동산 거래량도 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주거용 부동산은 5100만㎡가 팔렸다. 이는 일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하면 미미한 수치지만 가격은 11% 이상 오른 것이다.

   
 
상하이종합지수(빨간색)-상하이부동산종목지수(파란색) 연초 대비 등락률(출처:WSJ)
상하이증시의 부동산 종목지수도 올 들어 67%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상하이종합지수 상승률(30%)의 두배에 달한다. 지난달 폭발적으로 늘어난 은행 대출 역시 부동산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이번 컨퍼런스 참가자 수가 지난해 400명에서 올해 280명으로 줄어든 것만 봐도 중국 부동산시장에 대한 관심은 크게 줄었다.

송웨이 이쿼티인터내셔널 수석 부사장은 "지금 시장의 바닥을 보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이것이 진정한 바닥인가, 중국 정부가 이를 지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는 계약이 이뤄지는 사례를 많이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비공식 투표에서도 참가자 다수는 중국 부동산시장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전환'은 2010년에야 가능할 것으로 점쳤다. 올해가 바닥은 아니라는 얘기다.

스테판 트벰블레이 CDP리얼이스테이트 부사장은 "미국 부동산시장 거품 붕괴가 중국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를 대변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돈을 벌기 쉬울 때 정치적 혼란이나 대형 재난과 같은 리스크를 이유로 기회를 무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부동산시장의 위험이 미국보다 크다고 평가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공급 과잉도 문제로 지적했다. 과잉 공급분을 반영하면 가격이 더 떨어질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상업용 부동산 리서치업체인 컬리어스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에서 공사 중인 오피스 빌딩 면적만 93만㎡에 달한다. 상하이의 업무용 빌딩 공실률은 지난해 중반 4.7%에서 연말에는 10.2%로 치솟았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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