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일생일대의 기회를 맞았다"
블룸버그통신은 30일 미국 자동차시장이 28년만에 최악의 침체에 빠졌지만 현대차는 유례없는 시장 확대 기회를 맞게 됐다고 전했다.
미국 자동차 빅3가 생사기로에 서 있는 데다 일본 도요타마저 판매실적이 저조한 사이 현대차는 최근 출시한 제네시스로 호평을 얻으며 미국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기로 미국의 자동차 판매는 올 들어 39% 급감했지만 현대차의 판매는 4.9% 늘었다. 이는 한국 내 판매 감소분(20%)을 어느 정도 상쇄해주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현대차는 환율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원화 가치는 최근 6개월 동안 달러화에 비해 13% 하락했지만 엔화는 8.5% 상승했다. 그 결과 현대차는 수익을 거뒀지만 도요타는 59년만에 첫 손실을 기록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대표는 "현대차가 도요타를 따라잡을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았다"며 "현대차는 향후 1~2년간 이 기회를 잡기 위해 지금의 위기를 최대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도요타는 신흥시장에서 판매가 31% 줄었지만 현대차는 지난 1~2월 중국과 인도시장 판매가 각각 38%, 13% 늘었다.
그러나 현대차가 도요타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도요타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897만대를 판매했다. 이는 일년 전보다 4% 감소한 것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그룹은 판매량이 7.3% 늘었지만 전체 판매량(420만대)은 도요타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도요타는 올 들어 미국에서만 22만6870대를 팔았고 현대기아차그룹은 5만5133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도요타의 판매량이 36%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격차다.
품질 면에서도 도요타는 2009년 JD파워 조사에서 4위를 기록했지만 현대차는 14위에 머물렀다.
이외에 블룸버그는 현대차와 도요타의 판매가 환율 변동에 의해 크게 좌우되고 있는 점도 불안 요인으로 지적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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