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인 미만 기업 근로복지기금 설치비율 13%에 불과
삭감된 인금 직접 보전이 아닌 생계간접지원 한계
정부가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해 소득이 감소한 근로자를 지원하기 위해 기업이 사내근로복지기금을 3조 원 가량 생계비로 지급할 수 있도록 했으나 대기업의 배만 불린다는 지적이 들끓고 있다.
근로복지기금이 설치된 사업장이 대기업 위주고 근로자의 임금 삭각분에 대한 직접 보전이 아닌 자녀비의 교육비나 의료비 등 간접적 생계지원이라는 점이 한계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2007년 결산 기준으로 7조4000억 원에 이르는 사내 근로복지기금 중 25%인 1조8000억 원과 당해연도 기업 출연금 1조3000억 원 중 1조1000억 원 등 2조9000억 원 정도가 복리후생비로 지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29일 “사내근로복지기금이 설치된 기업들이 1년 안에 복지비 사용을 결의하면 향후 5년간 근로자의 생계지원이 가능하다”며 “최근 노사민정 회의 당시 한국노총 등 노동계의 요구가 반영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방안의 실효성이 도마에 올랐다. 문제는 복지기금의 투입이 대기업에 쏠려있다는 점이다. 최대 3조 가량의 돈이 풀리지만 정작 복지지원이 이뤄지는 대상은 사실상 1000인 이상 대기업에 한정돼 있다. 전체 1000인 이상 기업 중 기금이 설치된 기업의 비율은 66%다.
하지만 500∼1000인 미만 기업의 경우, 전체 중 기금이 설치된 기업은 24.4%에 불과하다. 300∼500인 미만 기업은 13.4%, 100∼300인 미만 기업은 3.7%, 10∼100인 미만 기업은 0.1%등 기업 규모가 작아질수록 기금 설치비율도 급락한다.
때문에 경기침체와 일자리 나누기 등을 통해 임금 삭감을 감수해야 하는 중소기업의 근로자 들은 생계보전의 혜택을 전혀 누릴 수 없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자유선진당 이영애 의원측은 “정부안은 경기침체로 인해 임금이 삭감되는 근로자를 지원하기 위한 취지지만 실상은 대기업 근로자만을 위한 것”이라며 “흑자도산 등으로 고통에 직면한 중소기업을 지원할 방안이 없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임금 삭감분에 대한 직접적인 임금보전이 아니라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정부는 당초 근로복지기금을 잡셰어링 기업의 근로자 임금 삭감분을 보전하려는 목적이지만 취지를 흐리고 있다”며 “임금 삭감분의 직접 보전이 아닌 간접지원은 별로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행법은 근로복지기금을 임금 삭감 등에 대한 보전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다만 자녀 교육비나 의료비 등도 생계수단이기 때문에 생계지원에 대한 간접적인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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