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이르면 28일 귀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미 복귀해 민주당 내부혼란의 중심에 있는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과의 ‘닮은꼴’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현재 이 전 최고위원은 ‘조용한 복귀’를 모색하는 반면 정 전 장관은 4·29재보선에서 전주 덕진 출마를 선언하며 공개적으로 귀국, 표면적으로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복귀 여부는 각 당에 분당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정국혼란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큰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총선 패배 후 ‘정치에는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던 이 전 최고위원의 경우 복귀 시 한나라당 친이-친박 내부갈등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지난해 박근혜 전 대표 등 친박계와 18대 공천과정에서의 앙금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재 ‘당 화합’을 주장하며 친박계를 아우르는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는 ‘실세’ 이상득 의원과도 마찰이 농후한 상황이다.
이에 그가 복귀할 경우 당장 표면적으론 나타나진 않겠지만 재보선이 다가올수록 여권 내 혼선을 가져오리라는 예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 전 장관도 지난 대선 패배 후 한동안 미국으로 출국해 정치에 관여하지 않다가 복귀, 민주당 내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 전 최고위원과 비슷하다.
현재 그는 4·29 재보선에서 전주 덕진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이다. 자칫 무소속 출마도 감행할 조짐이다.
이에 수도권(인천 부평을) 전략공천을 염두에 두고 있는 정세균 대표 등 민주당 주류세력들이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공천을 주자니 기존 대여전략이 무너지는 등 당이 피해를 입을 상황이며, 그렇다고 공천배제 하면 가뜩이나 소수의석인 야당이 두 쪽이 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비록 한 명은 복귀했고, 한 명은 귀국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나 두 거물 정치인 모두 당의 큰 후폭풍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사면초가’에 빠진 상태인 셈이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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