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섭 삼성화재 사장이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도 나타나고 있다.
지 사장은 지난 18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그룹사장들을 상대로 경영현황 브리핑을 갖고 오는 2020년까지 글로벌 톱 10위 손해보험사로 도약하겠다는 야망을 밝혔다.
이에 앞서 6년 뒤인 2015년까지는 해외시장 매출비중을 현재의 2%에서 15%까지 확대키로 했다.
지대섭 삼성화재 사장 |
지 사장이 해외시장에 집중하는 것은 세계 10위 수준인 한국 손보시장이 점유율면에서는 2% 내외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가 글로벌 손보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해외시장 개척이 필수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직까지 지 사장의 이같은 목표는 순조로워보인다. 삼성화재의 신용등급은 A+로 업계는 물론 세계 상위권에 올랐다.
지난달에는 중국 칭다오시 시남구에 중국법인 4호 지점을 열고 추가 영업거점 확대를 위해 시장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사업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글로벌 톱10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아직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 신흥시장 위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톱10 보험사가 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화재의 선진시장 진출은 현재 미국 뉴욕에 지점 형태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정도다.
중국 사업 역시 합리적인 손해율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자보시장 진출을 보류한 채 기업 물건 처리 위주의 영업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고객들의 신뢰를 얻을 수는 있겠지만 해외시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오히려 수익성만 악화되고 비용만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진정한 글로벌 손보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고객서비스 역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소비자들이 제기한 민원 중 삼성화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했다. 시장점유율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민원 점유율 역시 1위를 기록한 셈이다.
국내 손보업계 리딩컴퍼니로써 삼성화재의 리더십에 대한 업계의 불만도 많다.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1위인 동경화재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지대하다"면서 "그러나 지난해 지대섭 사장이 취임한 이후 삼성화재의 정책과 사업이 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 자체가 줄었다"고 말했다.
지대섭 사장이 취임과 함께 공격적인 전략과 회사의 글로벌화를 꾀하고 있지만 리딩컴퍼니로써 국내 손보업계의 맏형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삼성화재의 실적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역시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화재는 최근 수년간 채용을 비롯한 외형적인 투자를 자제한 것이 사실. 최근 1만여명의 보험설계사를 채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수년간 사이클을 감안할 때 인력 등 실적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기반 여건이 부족한 상황에 직면했다는 평가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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