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국적 여기자2명 억류

2009-03-1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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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적의 여기자 2명이 북한과 중국 접경지역에서 취재 도중 북측에 억류됐다.

이 사건은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를 겨냥, 장거리 로켓 발사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는 점에서 북미관계에 중대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북 소식통은 19일 "지난 17일 북.중 접경지대인 두만강 인근에서 미국 국적의 여기자 2명이 취재 도중 북한 당국에 억류돼 현재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3명이 취재하다가 1명은 도망가고 2명만 잡혔다는 얘기도 있다"면서 "이 기자들은 현장에서 탈북자 문제를 취재하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뉴욕에 체류중인 두리하나선교회 천기원 목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해당기자들이 지난 11일 탈북자 실태를 취재하고 촬영하고 싶다고 해서 자문해줬다면서 "취재하다보니 의욕에 넘쳐 가이드라인을 어긴 것 같다"고 말했다.

천 목사는 이들이 한국계ㆍ중국계ㆍ유럽계 미국인 기자였다고 밝혔으며, 뉴욕타임스는 억류된 기자들이 케이블TV 네트워크인 커런트TV 소속의 중국계 로라 링(Laura Ling)과 한국계 유나 리(Euna Lee)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들과 함께 조선족인 중국인 가이드도 체포됐다고 인권활동가 등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들은 북한 당국 요원들의 제지 요청에도 촬영 등 취재활동을 계속하다가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북한 군이 중국 영토로 넘어가 이들을 억류했다는 관측도 제기되지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 군이 무리해서 억지로 여기자들을 끌고 가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국은 사건 발생 직후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측에 `조속한 석방'을 요청하고 있지만 북측은 아직까지 이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1996년 한국계 미국인인 에번 헌지커가 압록강을 넘어 북한으로 밀입국하자 억류한 바 있지만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의 특사로 방북한 빌 리처드슨 당시 미하원의원과의 협상 끝에 석방한 바 있다.

또 1999년 6월에는 베이징을 근거로 활동하던 한국계 미국인 사업가인 카렌 한 씨가 북.중 접경지역인 라진선봉지구 부근에서 북측에 잡혀 별다른 이유없이 한달동안 억류되기도 했다.

외교 소식통은 이번 사건과 관련, "무슨 대단한 배경이 있어 벌어진 일이 아니고 우발적으로 빚어진 사건같다"면서 "외교적으로 잘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번 사건 해결을 위해 특사를 파견하려는 움직임은 현재로선 없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한 대북 소식통은 "두만강이 이 시기면 갈수기고 경계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만약 북한 경비대가 중국측 지역을 넘어왔다면 북.중 간 외교적 문제가 될 수도 있다"면서 "결국 이 문제는 미국, 중국, 북한이 얽혀 있기 때문에 문제가 (언론에) 불거지지 않았다면 조용히 풀릴 수도 있는 사안이었다"고 말했다.

국책 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돌발적으로 불거진 이번 사태의 해결방향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 하에서의 북.미 관계의 분위기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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