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는 내리고 항공료는 오르고

2009-03-1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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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급감과 글로벌 항공사들간의 치열한 가격경쟁에도 불구하고 항공료가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보도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AE)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4분기동안 유럽,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의 이코노미스트 좌석요금은 평균 11.1% 감소했다. 국제운송항공협회(IATA)도 지난 12월 전 세계항공사들의 일등석과 비즈니석 평균 항공료도 전년동기대비 7.2% 줄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치는 항공료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고 IHT는 전했다.


항공컨설팅업체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비즈니스트레블(AEBT)의 하비 세드카이 이사는 "항공료 인하통계는 미국과 유럽연합(EU)가 맺은 반독점면제권의 혜택을 받는 글로벌 항공사들의 할인율에 의해 왜곡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유럽지역에서는 지난해 4분기동안 이코노미석의 항공료가 10%에 가깝게 올랐다"고 말했다. 

AEBT측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동안 유류할증료, 예약비, 세금 등을 포함한 추가비용이 7.2%나 올랐고 같은 기간동안 장거리 비행의 비즈니스석 비용은 할인적용 전 4%나 상승했다. 또 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의 항공사의 이코노미스트석 요금은 모든 추가비용를 포함하면 지난해 59.9%나 상승했고 이는 전년상승률 41.2%에 비해 18.7%나 오른 것이다. 

이렇게 유가하락에도 불구하고 항공료가 오른 것은 각 항공사들이 지역에 따라 배정하는 좌석의 수와 가격을 결정하는 소위 '일드매니저'들을 각 지역의 공항에 배치해 놓고 있기 때문이라고 IHT는 보도했다. 에어프랑스-KLM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프랑스의 드골공항에만 120여명의 일드매니저가 경쟁적으로 매일 실질 항공료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마련한 인수·합병(M&A)으로 글로벌 항공사가 지나치게 몸집을 불린 것도 항공료가 지나치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항공사의 대형화로 인해 상시 바뀌는 유가를 발빠르게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다.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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