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성공 비즈니스의 비결은··· 사랑 또 사랑

2009-06-1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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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은 커녕 생존도 위태로운 시기다.

국내외에서 쏟아지는 정보는 넘쳐나고 무엇을 취사선택해야 할지 쉽지 않다. CEO가 확고한 자기 철학이 없으면 정보에 휘둘리기 쉽다.

기업을 둘러싼 상황은 변화무쌍하지만 그 변화를 꿰뚫어 볼 수 있는 안목이 있는 경영자는 흔들리지 않는다. 철학 없는 경영자가 이리저리 기웃거리고 타인의 말에 지나치게 의존하며 결국 악수를 두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국내 기업계는 해외 경영기법의 경연장이었다.

필자도 직장에서 식스시그마 기법 추진을 위해 미국에서 연수를 받았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말도 안 되는 단기간에 프로세스를 순환시키고 성과를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도저히 주어진 기간에 달성 할 수 없어 성과가 있는 것처럼 결과를 꾸며 제출했다.

경영컨설팅을 하는 지인도 대기업에서 유명 경영기업을 활용하니 몇 십억에서 몇 백억의 절감효과가 있었다는 언론보도는 거의 거짓이라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필자가 현장에서 느낀 해외 경영기법의 문제점은 자체의 논리와 프로세스가 아니라 오히려 문화였다. 미국사람이 미국사회에 존재하는 미국기업을 위해 만든 기법이 애초부터 우리에게 맞지 않는 옷이었다.

필자가 2000년 초반부터 강조한 것은 ‘사랑’이다.

한국 기업의 경영을 외국기법에 의존하지 말고 우리 문화 속에서 한국적 경영의 모태가 될 수 있는 원형질을 찾아보자는 취지였다. 그것이 바로 ‘어머니의 사랑’이다. 우리 어머니의 사랑은 하해와 같이 깊고 넓다.

그 사랑에 대한 체험을 경영에 결합시키면 고객의 마음을 알고 감동시키는 것은 외국 경영기법이 흉내 낼 수 없는 일이다. 필자에게 경영자문을 구하러 찾아오는 분들에게 똑같이 하는 말이 ‘어머니의 사랑 같은 마음을 지니고 간절한 마음으로 고객의 마음에 깊이 내려간 적이 있느냐’라는 질문을 던진다.

필자가 대상으로 정한 고객과의 깊은 만남을 가지기위해 실제로 ‘어머니의 사랑’ 같은 간절한 마음을 투영하니 어느 날 신기하게 그동안 마음속 안개가 걷히더니 ‘향후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아이템이 좋을 지’등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체험을 했다.

‘사랑’에 대한 해외 경영대가의 시각도 들어보자.

작년에 국내 출간된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으로>의 추천사에서 마케팅 대가 필립 코틀러 교수는 <러브캣 Love Is the Killer App: How to Win Business and Influence Friends>과 <러브마크 lovemarks>라는 두 권의 책을 소개한다.

2003년 2월에 번역 출간된 ‘러브캣’은 당해 구입하려고 했으나 품절이 되어 원서로 보게 되었다. 평상시 비즈니스와 사랑의 역학관계에 대해 관심이 크던 중 눈에 꽂히는 책이었다.

‘킬러 애플리케이션’(Killer Application)은 ‘등장하자마자 다른 경쟁 제품을 몰아내고 시장을 완전히 재편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는 상품이나 서비스’란 의미다.

사랑으로 최고의 비즈니스 성과를 만들 수 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2005년에 접한 ‘러브마크’도 고객만족을 넘어 진정으로 고객을 생각하는 적절한 표현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접한 책이다. 고객의 가슴에 사랑을 각인한다는 표현에 러브마크 전도사가 됐다.

한국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최신 경영시스템의 시혜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경영의 혜택을 받지 못하니 주먹구구식 경영이란 말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럼 작은 기업은 늘 대기업을 부러워만 하고 있을 것인가. 그 대안이 바로 ‘사랑’이다.

기업에서 경영의 부재를 탓하기 전에 고객과 종업원을 진정으로 사랑하는지 성찰해봐야 할 것이다. 물론 사랑 그 자체가 기업의 경쟁력이 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의 눈을 통해서 고객에 대한 진정성을 터득하게 되면 마치 선승이 득도를 하듯 어느 날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사랑의 깨달음으로 그 동안 찾지 못했던 ‘킬러 애플리케이션’과 지속적인 성과창출의 노하우도 얻을 수 있다.

사랑은 돈이 들지 않지만 그 위력은 무한대다.

그러나 사람들은 본질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때론 폄하하기도 한다. 갈수록 더 자극적이고 큰 것 한 방을 노린다. 2004년 KBS 일요스페셜에 소개된 일본의 중소기업 ‘주켄공업’의 마츠우라 모토오 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어떤 사람이 오더라도 그 사람에게 맞는 분위기나 환경을 제공하면 빠르든 늦든 재능을 발휘합니다. 사람에 따라서 금방 엔진이 걸리는 사람, 반년이 지나서 엔진이 걸리는 사람, 혹은 장거리 선수와 같은 사람, 단거리 선수와 같은 사람, 점프선수와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즉 개성은 여러 가지인 것입니다. 지금까지 주켄에서 낙오한 사람들은 30여 년 동안 한 명도 없었습니다.”

강경태 한국CEO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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