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KTF 합병 인가조건 놓고 KT-SKT 설전

2009-03-11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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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설비 독점 해소"VS"조건없는 합병"

-방통위, 합병 관련 공개 청문회 개최

   
 
방송통신위원회가 11일 방통위 회의실에서 KT-KTF 합병에 대한 청문회를 연 가운데 정만원 SKT사장과 이석채 KT사장, 정일재 LGT 사장 (왼쪽부터)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KT-KTF 합병 심사가 임박한 가운데 통신업계와 케이블TV업계 CEO들이 합병 조건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1일 전체회의에서 KT-KTF 합병 문제를 안건으로 상정해 업계 대표를 불러 공개 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이석채 KT 사장,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조신 SK브로드밴드 사장, 정일재 LG텔레콤 사장, 이정식 LG파워콤 사장, 길종섭 케이블TV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이날 KT-KTF 합병 인가조건으로 필수설비 독점 해소, 유선시장 경쟁 활성화, 공정경쟁 환경 조성 등 3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필수설비를 원칙적으로 구조분리해야 하고, 당장 실현이 어렵다면 이용사업자가 동등접근하기 위한 중요한 원칙들을 합병 인가조건으로 부과한 후 필요시 구조분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선시장 경쟁활성화를 위해 유선전화 번호이동을 이동전화 번호이동과 동일한 수준으로 개선해 TC(Tele-Checking) 폐지, 연관상품 확인 간소화, 개통시스템 전산화 등을 요구했다. 또 일정기간 KT로의 재 번호이동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이와 함께 공정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합병 후 이동전화 시장에서 과도한 마케팅 경쟁이 우려돼 그동안 KT의 시장경쟁 왜곡행위에 따른 제재 사례를 참고해 규정된 사항이 실질적으로 준수되도록 인가조건에 구체적으로 명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만원 사장은 "현재 포화된 국내 통신시장은 시장점유율 경쟁을 할 때가 아니다"라며 "KT-KTF 합병은 소모적인 경쟁을 유발해 수익성 악화에 따라 투자와 글로벌 시장 진출 여력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정일재 LG텔레콤 사장은  KT-KTF 합병으로 통신시장이 KT와 SK군으로 복점화 될 가능성이 높다며 합병 조건으로 3가지 필요사항을 제시했다.

정 사장은 우선 KT-KTF 합병시 전체 주파수 자원의 92%가 KT, SKT로 집중되기 때문에 저대역 주파수 할당시 참여 사업자수가 할당 가능 사업자수보다 적을 경우에 한해 후순위로 KT의 참여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합병에 따라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한 KT의 보조금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단말기 보조금 금지를 규정하는 방향으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과 사업자별로 보조금 차등 지급 행위 금지를 요구했다.

필수설비에 대해서는 KT와 동등한 조건으로 타사업자에 대한 사용권 보장, 필수설비 관련 정보 공개를 위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주파수 제한은 합병 조건으로 무리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주파수 문제가 합병 인가조건에 들어가는게  쉬운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공정한 경쟁을 위해 국내 주파수 배분에 대한 정책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어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석채 KT 사장은 "KT-KTF 합병은 새로운 형태의 융합상품과 서비스 출현을 앞당기고 국내 IT산업이 한번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합병 후 KT는 국가 발전전략의 관점까지 고려해 리스크를 안고 미래 서비스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융합이라는 미래 트렌드에 적극 대응하는 가장 효율적이고 신속한 방안이 합병을 통한 유무선 통합"이라고 강조하며 조건 없는 합병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또 "합병 이후 강도 높은 비용절감과 강력한 생산성 향상 과제를 추진하는 등 유무선 통합분야에서 성장을 이뤄낼 수 있도록 합병을 계기로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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