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만 보호무역주의 반대
-미국 ‘바이 아메리칸’, 보호주의 선봉장
세계 주요 국가들이 공식적으로는 보호무역주의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내부 정책을 통해 자국 산업 챙기기에 골몰하면서 신(新) 보호주의 시대가 시작됐다.
이번 법안은 공공부문 사업에 자국산 철강 사용을 의무화 했다. 과거 ‘슈퍼 301조’를 통해 보호주의 국가에 무자비한 보복 조치를 취해왔던 미국이 오히려 보호주의의 선봉장이 된 셈이다.
중국과 유럽연합(EU)은 미국의 이번 ‘바이 아메리칸’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지만 이들 역시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다양한 보호주의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10대산업 진흥책’을 통해 자국 산업에 대한 위험 보상 및 자금 지원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특히 가격 통제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자국 제품 사용을 강제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국가표준 제정 건수를 전년 대비 4배 이상 확대한 것도 해외 기업들의 진입을 간접적으로 가로막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통관절차를 까다롭게 함으로써 통관 기간을 지연시켜 해외 기업들이 적기에 제품을 공급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EU도 최근 TV 기능이 포함된 휴대폰을 가전제품으로 분류함으로써 이들 제품에 대한 관세를 0%에서 13.9%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특히 지난해 휴대폰 시장에서 유일하게 성장기조를 유지한 한국 휴대전화 산업에 치명적이다. 우리 휴대전화는 경쟁사 대비 고사양 시장의 점유율이 높다. 그러나 고사양 휴대폰에는 TV 기능이 대부분 탑재돼 있어 관세 조정이 현실화 되면 우리 휴대전화의 가격 경쟁력은 크게 훼손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EU는 친환경이라는 명분을 무기로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우리 자동차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보호주의 정책의 대표적인 피해자로 알려진 일본도 그 내면을 보면 오히려 보호주의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이미 일본 정부는 하이닉스에 대한 상계관세를 유지함으로써 자국 반도체 기업인 엘피다 지원에 나섰다. 이는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가 하이닉스에 대한 상계관세는 부당하다고 판정한 것을 불복한 것이다.
여기에 자국의 대표산업인 자동차, 철강산업에 대한 대규모 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들 산업은 최근 엔고 기조로 인해 사상 최대 수준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 밖에 인도와 러시아, 브라질 등도 철강제품 등에 대한 관세를 높이는 등 자국 산업 보호에 골몰하는 움직임이다.
이에 대해 LG경제연구원은 “세계 각국이 관세 장벽 외에 구제금융 지원이나 경기부양책 등 국내 경제정책을 통해 보호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이는 WTO 제소를 통해 해결하기 쉽지 않은 만큼 우리 수출업계에는 기회보다 위험요인이 많다”고 우려했다.
산업부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