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3대 백화점인 롯데, 현대, 신세계가 벌이고 있는 ‘혼수 세일’에 돈을 깎아주는 대신 상품권을 권하고 부풀린 금액으로 현금영수증 발행까지 해주는 등 온갖 편법이 동원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게다가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일제히 같은 가격에 제품을 출고했지만 백화점마다 가격과 세일기간 등이 달라 소비자들을 무척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진열돼 있는 가격표는 전시용에 불과한 상태다.
심지어 동일 제품의 가격이 최대 40만원이상씩 차이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백화점 점원들은 “어느 백화점을 이용해도 같은 가격”이라며 거짓 정보로 고객을 유인, 서비스 도덕성까지 도를 넘어섰다.
가장 편법을 많이 쓰는 곳은 롯데백화점인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백화점 본점에 입점한 삼성전자는 행사가 막 끝났다고 알림과 동시에 대신 주말특가로 저렴하게 줄 수 있다며 고객을 유인했다. 특히 현금으로 결제를 하면 직원이 대신 상품권 구매해 대리점보다 더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다는 것.
이 매장 점원에 따르면 TV(모델명:LN46A750R/FIS)의 원래 가격은 361만원이지만 주말특가를 적용하면 290만원이다. 역시 주말특가를 적용한 에어컨(모델명:AFV 25HGNR3, 출고가 무책정 ) 400만원, 냉장고(모델명:SRT746XWMM, 출고가:199만원) 179만원을 TV금액과 합하면 총 869만원이다.
롯데백화점 삼성전자 매니저는 “869만원을 현금으로 주면 10만원짜리 상품권을 9만6000원으로 계산해서 가격책정을 해 줄 수 있다”며 “여기에 웨딩 마일리지까지 적용하면 최대 760만원으로 다른 곳을 둘러봐도 가장 저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금영수증은 할인된 가격이 아닌 제일 처음 낸 현금가로 발행해 준다”고 덧붙였다.
이런 식의 영업으로 롯데백화점의 삼성전자 매장은 평균 월매출 15억원을 형성, 전국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직원이 고객의 현금으로 구매한 상품권으로 중간 마진까지 챙기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이선대 롯데백화점 경영지원실 팀장은 “원칙적으로 정찰제를 표방하고 있지만 경기가 어려워 직원들이 고객을 하나라도 더 잡기 위해 그런 방법들을 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최저 가격제’를 적용한다고 홍보했다.
현대백화점 삼성전자 모 점장은 “LG와는 다르게 다른 백화점에 가도 같은 가격”이라며 “하지만 지금 예약하면 행사가 끝나더라도 배송일 전까지 변동되는 가격 중에서 가장 낮은 가격으로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TV 등 전자제품은 가격 변동이 많아 행사 이후 다시 오를지, 더 내려갈지 알 수 없다면서 지금 구매할 것을 권했다. 만약 제품가격이 행사후 더 내려가면 오히려 그 기간에 구매했던 고객들만 손해를 보게 된다. 행사 기간을 따로 정해놓은 것조차 의미가 없는 셈.
신세계백화점은 에어컨 출고가를 알려주지도 않은 채 가격에 따라 10만원 또는 40만원짜리 상품권을 준다고 선전했다. 구매 의사를 확실히 밝히면 그제야 에어컨의 가격을 알려주고 있었다.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