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보험사 AIG가 미국 정부로부터 300억 달러를 추가로 지원받게 될 전망이다.
2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와 AIG는 300억 달러 규모의 긴급 구제금융 계획을 수정하는 데 합의했다. 이로써 AIG는 미 정부의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에서 모두 700억 달러를 지원받게 됐다. 이는 전체 TARP 규모의 10%에 해당한다.
새 계획에는 신주 인수와 함께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AIG의 경영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도 포함돼 있다. 아울러 미 정부가 기존에 인수한 AIG 우선주 투자분에 대한 조건을 완화하고 600억 달러에 달하는 미 정부 크레디트 라인(사전승인 대출한도)을 통한 대출 지원분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조치도 담겼다.
현재 대출금리는 3개월 리보(런던은행간 대출금리)+3.0%가 적용되지만 새 조건은 하한을 없애 현재 1.26%인 리보금리만 적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AIG의 대출이자는 연간 10억 달러 가량 줄게 된다. 만기도 2년에서 5년으로 늘렸다.
AIG는 이 같은 정부 구제책의 대가로 일본 등지에서 사업하는 자회사 아메리칸라이프인슈어런스(알리코) 및 홍콩에 있는 생보사그룹 아메리칸인터내셔널어슈어런스(AIA)의 소유 지분을 넘겨주기로 했다. 앞서 AIG는 자구책의 일환으로 알리코 지분 전체와 AIA 지분 일부에 대한 매각을 추진해 왔다.
AIG는 또 손해보험 부문을 기업공개(IPO)한 뒤 지분 19.9%를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지원책으로 AIG가 미 정부와의 주식·부채 교환거래에서 정부 크레디트 라인에서 끌어다 쓴 약 400억 달러를 상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미 정부는 AIG가 매각을 모색해 온 항공기 임대업체 인터내셔널리스파이낸스코프(ILFC)의 잠재 구매자들에게 대한 자금제공에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획에 따라 AIG는 보유 생명보험 인수자산을 증권화해 미국 정부에 대한 부채와 상계할 수 있게 됐는데 그 규모가 50억~1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신문은 추산했다.
앞서 미 정부는 지난해 11월 AIG에 △400억달러의 우선주 매입 △600억달러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대출지원 △AIG의 모기지유동화증권(MBS) 등 부실자산을 매입하는 연방금융기관을 통한 525억달러의 대출 지원 등을 담은 구제계획을 마련했었다.
한편 미 정부는 지난주 씨티그룹의 보통주 지분을 36%까지 늘리는 방식으로 이미 수십억 달러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씨티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한 바 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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