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은 올초 쇄빙유조선과 LNG-FPSO, 드릴십 등 신개념 선박으로 조선불황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사업목표에 성큼 다가섰다.
19일 삼성중공업이 러시아 전체 조선산업을 관장하는 USC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양해각서를 통해 러시아 조선업 현대화 사업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양해각서 주요내용은 ▲신사업 개발과 공동투자 프로젝트 추진 ▲설계기술 공동개발 ▲생산능력 확대방안 모색 ▲3월중 특별위원회를 구성 등이다.
삼성중공업은 특별위원회를 통해 USC 산하조선소들과 세부적 사업협력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세부협력 방안은 러시아를 북부와 서부, 극동 등 3개 권역으로 나눠 대표 조선소를 건립하고 삼성중공업의 기술을 적용키로 한 것이다.
삼성중공업이 이번 양해각서를 통해 얻은 것은 여러 측면에서 수확이 크다.
연간 수십척씩 발주예정인 조선·해양설비 공동 수주·건조 기회 선점에서부터 신규 조선소 건설·선박도면 제공 등에 따른 기술료 확보, 러시아내 항만과 도로, 송유관 등 인프라 건설 공사 등 다양하다.
러시아는 그동안 북극지역 개발에 필요한 선박과 해양설비 등 관련정책을 고수하던 과정에서 일본과 유럽 등 선진 조선소들을 물색한 결과로 삼성중공업을 최적의 기업으로 판단한 것이다.
러시아는 한국 대비 조선비중이 30% 정도에 불과하지만 삼성중공업을 통한 단기간 성장을 노린다는 계산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러시아가 타국과 연합해 한국 조선업을 위협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 상생발전의 전략을 선택한 것”이라며 “러시아를 중심으로 동남아와 중남미, 아프리카 등 전세계에 드릴쉽과 LNG-FPSO, 쇄빙유조선 등으로 신시장을 개척해 가겠다”고 말했다.
쇄빙유조선은 삼성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세계 최초의 쇄빙상선으로 2006년 대한민국 10대 신기술로 지정받은 바 있다.
조선업계 최초의 쇄빙유조선 사업은 2005년 러시아 최대의 국영해운사인 소보콜플로트(Sovcomflot)로부터 7만t급 ‘극지운항용 전후방향 쇄빙유조선’ 3척 수주로 사업진출을 시도했으며 이중 2척은 이미 인도에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의 드릴십은 세계 최고 속도의 드릴링 기술과 북해의 까다로운 환경기준과 작업안정성, 작업환경 친화성 등 관련 법규를 세계 최초로 적용시킨 선진기술의 총집약체다. 극지용 드릴십도 쇄빙유조선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대한민국 10대 신기술’로 선정받은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2005년 8월 전세계 첫 드릴십 수주에 이어 현재까지 세계시장점유율이 66%로 2000년 이후 글로벌시장에 나온 44척 중 29척을 수주해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했다. 지난해는 세계 최초로 1조원짜리 드릴십을 포함해 전세계 시장에 나온 드릴십 19척 중 11척을 수주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의 LNG-FPSO도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수주해 조선업계의 뜨는 별로 각광받았다.
LNG-FPSO는 원유를 생산·저장하는 일반적 FPSO와 달리 전세계 첫 천연가스용 FPSO로 해상에서 바로 액화·저장이 가능해 평균 2조원대의 육상 액화·저장설비가 불필요하다. 중·소규모 해양 가스전 상업화에 적합하도록 개발했으며 가격은 기존 대형 LNG선 보다 4배 이상 높다.
김준성 기자 fres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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