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은 15일 식음료와 교육, 문화콘텐츠 등에 대한 불공정 거래 행위를 집중적으로 감시할 것을 시사했다.
또 교복업체와 세계적 휴대전화 부품업체인 퀄컴의 불공정 행위 혐의에 대해 조만간 제재 여부 및 수위를 결정하고 공기업의 부당 행위도 조사하기로 했다.
백 위원장은 통신업계의 최대 현안인 KT와 KTF의 합병을 조건부로 허용할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대기업에는 무리한 규제 완화를 요구하지 말고 국민 신뢰를 회복할 것을 촉구했다.
백 위원장은 "올해 공정위의 정책은 경제위기 속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되는 서민과 중소기업의 피해를 막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소비자 생활과 밀접한 5개 업종을 중점 감시 대상으로 선정했다"며 "소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식음료 가격과 학원비, 참고서 가격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게임이나 오락 등 문화콘텐츠와 물류.운송 업종의 불공정 행위는 물론 정보기술(IT)업체나 제약사 등이 지적재산권을 남용하는 사례가 있는지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들 업종에서 가격을 담합하거나 소비자에게 불리한 조건으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점검하고 혐의가 있으면 현장조사를 벌여 제재할 계획이다
백 위원장은 교복가격 담합 인상 의혹과 관련, "교복업체와 판매 대리점을 2차례에 걸쳐 조사했고 제보를 받아 추가 조사 중으로, 조만간 그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백 위원장은 퀄컴의 제품 끼워팔기 등 불공정 거래 혐의에 대해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불공정거래를 했다면 제재를 받아야 한다"고 말해 제재가 임박했음을 내비쳤다.
그는 "서민 생활에 필수적인 재화나 서비스를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공기업을 집중적으로 감시하겠다"며 "가격 결정 구조나 하청관계 등이 조사 대상으로, 현재 자료를 모으는 등 사전 조사 단계"라고 소개했다. 이에따라 전력과 가스, 물, 주택, 토지 공급 관련 공기업들이 공정위의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KT와 KTF의 합병 심사에 대해 "통신시장의 경쟁 촉진을 위해 어떤 결론이 바람직한지 고민하고 있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또 "기업결합은 시장의 빠른 변화를 감안해 동태적으로, 글로벌한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두 회사의 합병을 조건부로 허용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공정위는 현재 심사 중으로, 어떤 결론을 내린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
백 위원장은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 기업 규제를 지속적으로 완화하고 대신 `반칙 행위'에 대한 조사와 제재는 강화하겠다"며 "출자총액제한제 폐지를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출총제를 폐지한다고 하니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에서 상호출자와 채무보증 제한 등 대기업 정책을 버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국민의 신뢰를 잃는 것으로, 대기업도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