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재보선 출마 가능성이 유력해진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강재섭 전 대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등 ‘빅3’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한때 총선에서 패하거나 공천조차 받지 못한 한(恨)을 품었던 이들은 관련 발언은 최대한 자제한 채 권토중래를 꾀하고 있는 모양새다.
◆‘선택의 기로’ 놓인 박대표
최근 박 대표의 심정은 복잡하다. 대외행사는 거의 배제한 채 최고위원회의 등 주요업무만 참석하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쟁점법안 홍보를 위해 동분서주 하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들어 그의 재보선 출마를 둘러싼 여론의 관심이 비등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당의 공식입장은 “전혀 논의된 바 없고 결정된 것도 없다”이나 그가 원외이기 때문에 집권여당 수장으로서 ‘배지’가 주는 프리미엄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안경률 사무총장도 최근 “당이 필요하다고 하면 공천심사위나 최고위원회의에서 출마를 건의할 수 있지는 않겠느냐”며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다.
이에 따라 현재 박 대표는 고향 근처인 경남 양산과 인천 부평을 중 한 곳에 출마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하지만 당의 텃밭인 경남 양산에 출마하자니 평소 국회의장을 꿈꿔온 여당대표로서의 위용이 초라하다. 또 야당과의 접전지역인 부평을은 떨어질 경우 대내외적인 후폭풍이 무섭다.
출마 시 대표직을 사퇴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도 난제다. ‘계륵’인 셈이다.
◆정동영-강재섭, ‘제다이의 귀환’
출마설이 유력해진 정 전 장관이나 강 전 대표의 경우 헐리우드 영화 ‘스타워즈-제다이의 귀환’을 연상시킨다.
이들 이름 석 자도 엄청난 상징성을 지니고 있을뿐더러 정계복귀 시 각 소속당의 대규모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정 전 장관의 경우 출마 여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본인도 “행동을 하게 되면 과단성 있게 하겠다”고 밝힌 만큼 ‘배지’에는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력 출마 지역구가 전주 덕진이라 전북을 기반으로 하는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당 내 386의원들의 따가운 눈총을 견뎌야 한다.
이에 따라 정 전 장관 복귀 시 민주당은 지도부-386재선 중심의 개혁파모임 ‘개혁과 미래’(개미모임)대 정 전 장관-민주연대의 ‘합종연횡’으로 두 쪽이 날 조짐이다.
강재섭 대표의 복귀도 한나라당의 큰 뇌관이다.
현재 재보선을 앞두고 친이-친박 간 신경전이 본격화 되고 있어 중도성향을 가진 강 대표의 ‘역할론’에 큰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강 전 대표 본인은 출마를 부정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그는 최근 친강재섭계 의원들과 중도성향 의원들을 모아 ‘동행’이라는 모임을 만들고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설사 재보선에 나오지 않더라도 향후 입각이나 대권도 노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적어도 그가 먼저 입을 열 때까지는 계파 간 눈치 보기가 치열해질 전망이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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