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오전 11시15분 현재 전날보다 8.94% 급등한 48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이닉스는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8060원을 기록하고 있다.
23일 작년 4분기 영업적자 9371억 원이라는 최악의 실적을 내놓은 후 4%이상 급락했던 삼성전자가 이날 급반등한 것은 키몬다 파산 신청이라는 낭보가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세계 5위의 D램 업체인 키몬다의 파산 신청은 세계 반도체업계의 `치킨게임(Chicken Game)'이 마침내 종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신호로 읽히면서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극단적인 가격인하 경쟁을 뜻하는 치킨게임은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업계가 "살아남는 자가 시장을 모두 가져간다"는 인식으로 인해 공격적인 설비투자 확대에 나서면서 지난해 절정에 달했다.
결국 D램, 낸드플래시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이 생산원가 이하 수준으로 폭락하는 결과를 불러왔고, 세계 최고의 수익성을 뽐내는 삼성전자마저 작년 4분기 대규모 적자를 낼 수밖에 없었다.
키몬다 파산은 치킨게임이 더는 지속될 수 없는 한계에 이르렀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향후 메모리 반도체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반도체 공급과잉이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현대증권 김장열 연구원은 "키몬다 파산 등으로 2분기 중반 또는 3분기에 공급축소 효과가 발생하면 메모리 반도체의 수급이 개선돼 2분기 이후에 30% 수준의 가격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정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경기 악화와 맞물려 경쟁업체들의 탈락이 이어지면 D램, 낸드플래시 등에서 삼성전자가 가진 시장지배력은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상승이 현실화된다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실적도 지난해 4분기나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기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가 올해 1, 2분기에 각각 7160억 원, 379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후 3분기에는 7770억 원의 영업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실적의 턴어라운드가 현실화된다면 주가는 그에 앞서 상반기부터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KB투자증권의 안성호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세계 경기회복은 아직 불투명하지만 반도체 업계의 구조조정은 1위 업체의 수익성 개선을 보장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기 전에 삼성전자 주식을 미리 사들이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말했다.
솔로몬투자증권의 진성혜 연구원은 "사업 부문이 다각화된 삼성전자와 달리 반도체 전문 기업인 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회복시 실적이 더 빠르게 개선되므로 투자자 측면에서는 삼성전자보다 나은 주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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