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1조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에도 부진을 면하지 못할 전망이다.
특히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에 속하는데다 글로벌 실물경제 침체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면서 삼성전자는 완성제품은 물론 부품 부분에서도 전체적인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을 신도하고 있는 사업에서 이번 위기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만큼 삼성전자는 생산성 향상 및 원가절감, 영업망 강화, 기술 우위 확보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하락 지속..'시장 지배력' 강화 기회도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이었던 반도체 역시 호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공급 과잉으로 성수기인 지난 4분기에 가격하락을 보였던 메모리 반도체 부문은 올해에도 PC 등 주수요 제품의 역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1분기가 계절적으로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메모리반도체 사업은 더욱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다만 반도체 업계가 부침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자본력과 생산력, 수율 등 주요 부문에서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는 만큼 시장 상황에 어려울수록 시장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제가 회복되는 하반기에는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크게 벌이며 독주체제를 굳힐 수 있을 전망이다.
◆LCD, 비수기로 수요감소
올해 1분기 계절적 비수기를 맞은 LCD 산업 역시 상반기에는 침체에 늪에서 빠져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데스크탑 PC의 마이너스 성장으로 인해 모니터 수요가 예상된다. 선진시장의 TV 수요도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노트북에 대한 LCD 패널 공급을 강화할 전망이다. 삼성은 LCD 패널 세계 1위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노트북용 LCD 패널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에 선두를 빼았겨 왔다.
한편, 이번 LCD 시장의 침체 역시 삼성전자로서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제품 차별화 및 원가절감 여력이 경쟁사에 비해 충분한 만큼 이번 위기를 통해 삼성전자는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 2억대 돌파 재도전
올해 시장규모가 지난해 대비 5~10%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경쟁사보다 다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 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최근 올해 삼성 휴대폰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16.2%에서 17.5%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전세계 휴대폰 시장이 10~15% 상당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선진시장에서 풀터치스크린폰과 스마트폰 등 고사양 라인업을 강화하고, 신흥시장에서는 저가의 프리미엄 엔트리폰 라인을 개선하고 유통기반을 강화함으로써 양쪽 시장에서의 동반 성장을 노리고 있다. 또한 원가절감 등 비용 효율화를 추진함으로써 지난해 아쉽게 넘지 못한 판매량 2억대 돌파를 이루겠다는 각오다.
◆신흥시장·평판TV 수요를 잡아라
올해 TV시장이 마이너스 성장할 전망이지만, 삼성전자의 주력상품인 평판TV 시장은 10% 이상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디자인과 화질 부분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올해 글로벌 TV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년에 2회의 신제품을 세계시장에 선보임으로써 리더십을 강화하는 한편, 중소 유통망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50%대의 성장이 예상되는 신흥시장 공략을 강화해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을 아우르는 글로벌 톱 메이커로의 기반을 더욱 단단히 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글로벌 경기 상황의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러한 변화에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시나리오 경영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1분기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주요 사업들의 비수기로 부진이 예상되지만 하반기 경기 호전 시 최대 수혜자가 되기 위해 경쟁사와의 격차 확대에 더욱 주력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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