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실적쇼크로 출렁이고 있다. 코스피는 어닝시즌 첫날인 15일 하루만에 6% 폭락해 1110선까지 밀렸다가 다음날 가까스로 1130선을 회복하며 한주를 마감했다. 다행히 주말 미국 증시도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은행에 대한 미 정부 자금지원과 씨티그룹 자구책 발표, 저가 매수 유입에 힘입어 연이틀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번주도 국내외 주요기업 실적발표가 증시 변동성을 확대시킬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는 20일을 전후해선 실적 우려보다는 정책 기대가 시장을 좌우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취임식을 계기로 오바마 효과가 다시 살아나면서 기업실적 실망감을 어느 정도 완화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선 4분기 기업실적 전망에 대한 눈높이가 이미 바닥에 떨어진 만큼 실적악화에 따른 충격이 갈수록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로 인한 공포가 여전한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 취임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차기 미국 정부는 투자은행(IB)발 위기 재발은 반드시 막겠다는 입장이어서 다시 심각한 상황으로 몰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지수는 오바마 취임 직후까지 강세를 보이다 주 후반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 초반 증시는 오바마 취임으로 반등세를 보이다가 중반부터 4분기 실적발표에 따른 변동장세가 예상된다"며 "건설과 조선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점차 구체화되는 가운데 정부 대책이 잇따라 발표될 예정이어서 종목별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증시수급이 개선되기 전까지는 관망 자세가 요구된다.
홍인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중립적인 매매 포지션을 취하는 가운데 개인도 차익실현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증시수급 주체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선 향후 지수 방향성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매매는 일부 정책 수혜주로 압축하는 게 유리해 보인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전저점인 1110선에서 지지 여부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관망할 필요가 있다"며 "매매 대상은 각국 경기부양정책에 따른 SOC(사회간접자본) 관련주나 녹색산업 종목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전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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