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은 경기를 크게 타지 않는 업종으로 손꼽힌다. 오히려 ‘불황에는 빨간 립스틱이 잘 팔린다’는 속설이 있을 만큼 경기에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요즘 같은 불황기에 국내 1위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15년까지 매출 5조원을 달성, 이 중 1조2000억원의 매출을 해외에서 올려 ‘글로벌 톱10’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18일 밝혔다.
이를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10개의 메가 브랜드’를 육성하고, ‘2015년 해외매출 비중 30% 이상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메가 브랜드란 1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해당 사업영역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브랜드를 뜻한다.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전략은 중국과 미주 지역은 물론, 화장품의 본고장인 프랑스가 중심이다.
우선 중국 시장은 영 프리미엄 스킨케어&메이크업 브랜드 ‘라네즈’로 공략하고 있다. 현지 정서를 파악한 마케팅과 우수한 품질로 현재 중국 주요 37개 도시 142개 백화점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2007년에는 중국 진출 5년만에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아울러 싱가포르와 대만,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도 적극 진출해 아시아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시장에서는 97년 ‘롤리타 렘피카’ 향수를 선보인 후, 2006년 신제품인 ‘롤리타 렘피카 L’까지 상위권 제품의 반열에 올랐다. 2007년 아모레퍼시픽의 프랑스 매출은 27%가 늘었다. 수백, 수천개의 향수가 나타났다 이름도 없이 사라지는 프랑스에서 한국기업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미국에는 2003년 뉴욕 소호에 플래그십 스토어 형식의 ‘뷰티갤러리 앤 스파’를 오픈했고, 맨해튼 5번가에 위치한 최고 명품 백화점 버그도프 굿맨, 니먼 마커스 등에 39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일본에는 2006년 오사카 한큐백화점과 도코 신주쿠 이세탄 백화점에 입성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진정한 명품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굳히며 자신만의 독특한 브랜드 세계를 새로운 해외시장에 전달해 나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같은 글로벌 사업의 성공 요인으로, ‘철저한 현지 경영’과 지역에 따른 ‘선택과 집중’의 산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각국 법인장 및 직원들을 현지인 중심으로 채용하며 현지화된 마케팅을 추구하고 있다.
또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프랑스, 미주지역을 3대 축으로 한 브랜드 진출 전략으로 사업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수년간의 철저한 사전조사를 통해 현지의 니즈를 파악하고,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시장은 아시아 여성들의 피부 고민과 이들의 정서에 호소할 수 있을 만한 눈을 상징으로 한 보습 컨셉트의 라네즈 브랜드를 론칭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향후 2~3년은 아시아 시장 확대를 위한 중요한 시기"라며 "브랜드력, 연구개발력, 생산·설비력 등 3대 기반을 강화, '2015년 글로벌 톱10'의 비전을 달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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