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해 4분기 고금리 예금상품을 내놓던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예금금리를 낮추고 있다.
15일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2월 9%까지 치솟던 저축은행 정기예금의 고금리 추세가 빠르게 가라앉고 있다.
HK상호저축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는 2008년 12월말 기준 8.5%였던 것이 해가 바뀌면서 급감하며 7.30%(1월 15일 기준)까지 하락했다.
솔로몬상호저축은행도 지난해 말 8.6%였던 예금금리를 불과 한달만에 2%가까이 내리며 6.7%까지 떨어뜨렸다.
현대스위스상호저축은행과 진흥상호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정기예금 금리를 8.5%에서 6.7%, 7.0%로 각각 인하했다.
지난 9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리자 저축은행들도 예금금리를 속속 내리고 있는 것이다.
또 경기침체가 가속화한 지난해 10월부터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특판 상품을 판매하며 유동자금을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에 더이상 고금리를 유지할 이유가 없어진 것도 금리 하락의 원인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들은 특별한 외부 변수가 없는 이상 지속적으로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솔로몬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내리고 시중 은행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했기 때문에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도 내리고 있는 것"이라면서 "기준금리 인상이나 급격한 신용경색 등의 예상치 못한 변수가 없다면 당분간은 금리 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도 "저축은행들의 예금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와 시중 주요 은행들의 금리 추이를 따를 수 밖에 없다"며 "당분간 한은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라 낮은 수준의 금리가 계속될 것"이라고 향후 전망을 밝혔다.
하지만 그간 저축은행들이 금리가 워낙 높았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하락을 이유로 발빠르게 금리를 내린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시중은행들이 자금확보를 위해 예금금리를 높이자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취약한 저축은행들도 경쟁적으로 금리를 높이다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고금리 상품을 판매하던 저축은행들의 금리부담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며 "기준금리가 인하되고 주요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낮추자 발빠르게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금융위기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확산돼 고객들이 저축은행 보다는 시중은행 예금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
한편 서울과 경기·인천 지방 저축은행 금리가 다른 지방에 비해 큰 폭의 하락세를 그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총 106개 저축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 평균은 지난해 말 7.41%에서 7.10%(1월 15일 기준)로 0.30%포인트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같은 기간 7.73%에서 7.16%로 0.57%포인트 감소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경기·인천 지역이 7.69%에서 7.22%로 0.47%포인트 인하됐다.
반면 같은 기간 부산(7.65%→7.46%), 광주·전남(6.93%→7.03%), 울산·경남(6.46%→6.38%) 등 지역은 1~2%포인트의 수준으로 안정적인 인하폭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수도권이 지방보다 금리가 높았기 때문이 상대적으로 수도권 금리 인하폭이 커 보이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