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과 위스키 수입업체 사이에 자칫 ‘관세 전쟁’이 불거질 조짐이다.
먼저, 관세청의 선전포고 대상이 된 업체는 디아지오코리아. 이 회사는 조니워커와 윈저 등으로 대표되는 국내 위스키시장 점유율 2위 회사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디아지오코리아가 지난 2004년 6월부터 2007년 6월까지 3년간 위스키 수입가격(이전가격)을 적게 신고했다고 결론짓고, 지난달 2064억원(부가가치세 258억원 포함)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관세를 추징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전가격’이란 다국적 기업이 통상 세금부담을 덜기 위해 국제적으로 조작하는 가격이다.
이에 대해 디아지오측은 이미 관세청과 협의해 이전가격을 결정한 만큼 이번 세금 추징을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만약 디아지오코리아가 관세와 부과가치세를 포탈한 사실이 최종 확정된다면 이 회사는 2년도 못돼 잇따라 세금을 포탈한 기업으로 낙인찍히게 된다.
디아지오는 지난 2007년에도 거액의 세금을 포탈해 8개월간 영업정지를 받은 바 있다. 디아지오측은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관세청을 상대로 법정싸움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이와 관련, 위스키 업계는 이번 디아지오 사건의 불똥이 행여 자신들에게도 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만일 관세청 통보대로 디아지오코리아가 세금 추징을 당할 경우 다국적 위스키업체들도 이전가격을 재조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A업체의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 대해 우려되는 부분은 사실이다. 관체성의 처분 내지는 해당 업체의 대응을 지켜볼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또 다른 업체 역시 “동종업종의 단순한 일로만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양측 모두 민감한 부분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언급을 피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위스키시장은 지난해 기준 연간 268만상자(1상자 9ℓ 기준), 1조2000억원 규모다.
임페리얼을 생산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전체 시장 중 33.2%를 점유해 1위를 달리고 있고 디아지오코리아가 30.8%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스카치블루’ 시리즈의 롯데칠성음료가 17.4%, 수석무역이 9.8%, 진로 계열 하이스코트가 4.8% 순이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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