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불임금 급증..실직공포 확산

2009-01-06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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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한파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일감이 줄어들고 실직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한 달에 200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문을 닫고 있으며 자영업자는 장사가 안된다고 아우성이다. 건설 노동자와 같은 일용.임시직은 경기 부진의 찬바람을 맨 앞에서 맞고 있어 일자리를 지키기도, 새로 찾기도 힘든 실정이다.
 올해 상반기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이들의 고통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따라서 사회적 약자인 이들을 살리기 위한 정부의 신속하고 종합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 中企 월 200개 넘게 부도
6일 한국은행과 노동부, 중소기업청, 통계청 등에 따르면 작년 11월 부도 중소기업은 206개로, 10월 211개에 이어 두달 연속 200개를 넘었다. 같은 해 8월 122개, 9월 140개에 머물던 것이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 급증한 것이다.

   작년 1~11월 부도 중소기업은 1천654개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1% 늘어났다. 부도 기업이 증가하는 만큼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은 늘어나게 된다. 경기 침체의 가속으로 부도 중소기업 증가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담당하는 생산시설의 가동 중단을 공시한 기업은 작년 11월 7건에서 12월 17건으로 급증했다.

   작년 말에 모터사이클 전문생산업체인 S&T모터스는 연간 1천억 원어치 이상의 오토바이와 관련 엔진을 생산하는 창원공장의 가동을 이달 9일까지 중단한다고 공시했으며 일진다이아몬드는 충북 음성 공장의 조업을 한달간 중지한다고 밝혔다.

   김모(33) 씨는 "작년 9월 근무하던 외국계 반도체 설비회사가 철수하는 바람에 실직하고 다른 기업에 연초부터 근무하기로 했으나 회사 측이 직원을 줄인다며 출근하지 말라고 연락해 막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도 크게 불어나고 있다. 작년 1~10월 월평균 726억 원(1만9천 명)이던 기업들의 임금 체불액이 11월 931억 원(2만4천 명), 12월 1천75억 원(2만7천 명)으로 증가했다.

   체불액 기준으로 근로자 30명 미만 사업장이 66%, 100명 미만 사업장이 87%를 차지할 정도로 중소기업에 몰려있다.

  
◇ 동네장사도 찬바람
대전에서 6년째 부식점을 운영하는 김모(44) 씨는 6개월 전만해도 월평균 1천5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최근에는 500만 원도 올리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신모(40) 씨는 "서울 강남에서 150평 규모에 직원 10명을 거느린 제과점을 운영하다가 장사가 잘 안돼 지금은 규모를 대폭 줄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와 같은 소상공인 역시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소상공인진흥원이 작년 11월 소상공인 사업체 440곳을 조사한 결과, 58.9%가 최근 6개월간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변했다. 이중 목욕탕(86.2%), 노래방(68.8%), PC방(60%), 세탁소(60%) 등이 두드러졌다.

   음식업중앙회에 따르면 작년 1~9월 창업은 전년 동기보다 1천 건 늘어난 반면 폐업은 3천 건 증가했다. 이런 추세는 갈수록 심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업 실패을 비관해 자살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김모(37) 씨는 5년 전부터 금형조각 제조업체를 운영했지만 최근 경기 침체로 8천만 원의 빚을 진 채 사업을 그만두고 비관해 목숨을 끊었고, 경기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던 한 여주인은 불경기에 사업이 힘들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 임시.일용직 더 서럽다
경기 불황의 그늘은 임시.일용직에 더욱 짙게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전체 산업에서 상용근로자의 임금은 월 284만2천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지만 임시.일용 근로자는 88만원으로 4.1%가 줄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15.1%)과 광업(-13.4%), 금융.보험업(-19.5%), 통신업(-17.3%) 등에서 임시.일용직의 임금 감소 폭이 컸고 운수업은 82.1%가 급감했다.

   장기 침체에 빠진 건설업종 상용근로자의 임금은 월 279만3천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늘었지만 임시.일용 근로자는 116만7천 원으로 15.4%나 줄었다.

   임시.일용직의 일자리도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작년 11월 건설업의 취업자 수는 전년 같은 달에 비해 2만9천 명 감소했다. 2007년 8월 이후 16개월째 줄어든 것이다.

   수도권에서 주택관리업을 하는 장모(33) 씨는 "요즘에는 일용.임시직 구인 광고를 내면 1명 모집에 10명 이상이 순식간에 몰린다"며 "경기 침체로 일감은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구직자는 늘어나 일당도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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