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실련 "공공기관장 인사에 정부 개입"

올해 기관장 선임 공공기관 20곳 실태 조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6일 "정부가 공공기관장의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활동에 개입해 정부 입맛에 맞는 인사를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공기업 16곳과 준정부기관 4곳 등 올해 기관장 선임을 완료한 공공기관 20곳을 지정,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얻은 이사회와 임추위 회의록을 바탕으로 '이명박 정부의 공공기관장 임명 실태'를 조사해 이날 결과를 발표했다.

   공공기관 이사회에서 구성하는 임추위는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라 복수의 기관장 후보를 선정해 주무기관장에게 추천을 하게 되며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후보들을 심의ㆍ의결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게 돼 있다.

   단 준정부기관은 최종 임명은 대통령이 아닌 주무기관장에게 그 권한이 있다.

   경실련은 "조사결과 정부는 해당 공공기관에 임추위에서 모두 5배수의 후보자를 추천토록 요구해 정부 의도대로 기관장을 임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공공기관운영법은 임추위의 '복수추천'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추천은 임추위가 응모자 수를 고려해 불가피한 때를 제외하고는 복수 추천의 취지를 살려 2∼3배수를 추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정부가 임추위에 5배수 후보 추천을 권유함으로써 임추위의 역할을 최소한의 부적격자만 걸러내는 것으로 한정하고 있다는 게 경실련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부산항만공사나 석유공사의 경우 정부에서 5배수 추천을 권장하고 있다고 회의록에 공개하고 있으며 면접대상자 6명 중 4명을 추천(부산항만공사)하거나 면접대상자 5명 모두를 추천(석유공사)했다는 것이다.

   철도공사나 마사회도 면접대상자 6명중 4명을 추천했고 도로공사, 토지공사, 수자원공사, 대한광업진흥공사, 조폐공사, 전력공사, 한국공항공사 등은 모두 5명의 후보를 추천했으며 인천항만공사 역시 면접심사대상자 4명 모두를 후보로 추천했다.

   경실련은 "이는 중대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정부가 의도한 인사를 얼마든지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임명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사실상 임추위가 실질적 추천을 하지 말고 정부의 최종판단에 맡기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