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국감에서는 산업은행을 상대로 정부 민영화 방침 및 리먼 브라더스 인수 배경에 대한 설전이 오갔다. 반면 한국농촌공사의 쌀 직불금 불법수령 명단 삭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농림수산식품위에서는 김황식 감사원장이 명단 복구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정무위원회의 산업은행 국감에서는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문제에 대해 여야 의원들 대부분이 “너무 서두르는 감이 없지 않냐”며 의견을 같이했다.
이에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서두르지는 않겠다”며 “정부가 올해 연말까지 민영화법을 통과해 주면 시장상황을 봐가면서 실제 민영화라고 할 수 있는 지분매각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 계획은 시장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계획된 것이므로, 지금 시장에 맞춰서 일부 지분매각 시기는 조정이 가능하다”고 유동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또 여야 의원들은 산은의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인수 시도 또한 “국민에게 엄청난 손실을 안길 뻔한 대형사고”라고 규정하며 그 배경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이날 농림수산위에서도 한국농촌공사가 지난해 감사원의 직불금 감사결과 비공개 결정 직후 6일 만에 관련 자료를 삭제한 것을 두고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한나라당 정해걸 의원은 “전(前) 정부가 은폐를 시도했던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감사원 누구의 어떤 지시 어떤 방식으로 왜 자료를 삭제했느냐”며 “일부 자료를 따로 저장하거나 복사한 일은 없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농식품위 소속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 5명은 국감과는 별도로 감사원을 항의 방문, 직불금 부당수령자 명단 공개를 거듭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김황식 감사원장은 “삭제된 자료를 복원할 용의가 있다”며 “다만 조사를 통해 부정수령자를 밝혀내는 데에는 상당히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왜 명단 삭제를 강행했느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서는 “정치적 고려 때문에 명단을 삭제한 것은 아니다”며 “제도개선 차원에서 감사를 실시했고 농림부에 감사결과를 통보했기 때문에 더 이상 (명단이) 필요 없다고 판단해 삭제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안광석 기자@nov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