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형에 이어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이같은 대출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대출자는 물론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번주에 적용되는 시중은행의 3개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주보다 소폭 올랐다.
국민은행은 이번주 변동형 대출금리를 6.13~7.63%로 고시했다. 지난주보다 0.01%포인트 인상된 수치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지난주 대비 0.01%포인트 오른 6.27~7.77%와 6.37~7.77%로 고시했다.
변동형 주택대출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선 것은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부터 한 달 가량 5.36%로 보합세를 유지하던 CD금리는 지난 24일 5.37%로 0.01%포인트 상승했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9%를 넘어선 데 이어 그동안 잠잠하던 변동형 주택대출 금리마저 오르면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전체 주택담보대출자 가운데 90% 가량이 변동형 대출에 가입해 있어 대출금리 상승은 고물가, 고환율과 함께 서민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4월 말 현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26조6000억원으로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전체 가계의 이자부담은 2조원 가량 늘어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CD금리를 비롯한 단기 시중금리가 당분간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동안 단기 시중금리가 크게 오르지 않았던 것은 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 자금시장에 몰려 있었기 때문이다.
단기자금이 풍부하다보니 은행권의 CD 발행이 줄어들어 금리가 하락 또는 보합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CD금리가 국고채 금리 등 장기금리는 물론 단기 은행채 금리와 비교해도 지나치게 낮은 수준인 만큼 조만간 조정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3년물 국고채 금리는 5월 말 5.46%에서 지난 23일에는 5.87%까지 올라 한 달새 무려 0.41%포인트나 치솟았다.
향후 증시 상황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27일 1700선까지 무너지며 1684.45로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서는 국내외 증시가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단기자금이 다시 증시로 회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단기자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CD금리 등 단기자금도 함께 오를 수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한 달 만에 CD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에 주목하고 있다"며 "CD금리가 계속 오르면 대출자는 물론 은행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철저하게 모니터링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