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 ||
내달 18일 90세 생일을 앞두고 '테러리스트' 오명 벗는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로이터 |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미국의 '테러리스트' 명단에서 삭제된다.
미 상원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만델라 전 대통령을 테러리스트 명단에서 삭제하고 미국내 자유로운 영행을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미 언론들이 28일 보도했다.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은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에 맞서 무력을 행사했던 아프리카민족회의(ANC)에 테러리스트 딱지를 붙였고 바로 이 ANC와의 연관성 때문에 만델라 전 대통령은 테러리스트의 '낙인'이 찍혔다.
상원으로부터 이송된 이번 법안에 조지 부시 대통령이 서명하는 등의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내달 18일 만델라 전 대통령의 90세 생일 전에 테러리스트 명단에서의 삭제가 가능할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예상했다.
이 법안을 발의했던 하워드 버만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은 “인종차별정책에 의존해야만 했던 과거 남아공 정부 때문에 ANC와 만델라를 이처럼 대해온 것은 미국으로서는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2004년 민주당 대선주자였던 존 케리 의원은 이번 법안 통과와 관련하여 “미국은 위대한 지도자를 테러리스크 명단에 올려 엄청난 수모를 줬던 오점을 마침내 제거하는데 근접했다”고 말했다.
앞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지난 4월 남아공 외무장관 앞에서 만델라 전 대통령을 '위대한 지도자'라고 부를 수 없는 것은 당혹스러운 일이라며 만델라 전 대통령에 대한 테러리스트 명단 삭제를 요청했었다.
한편 지난 27일에는 영국 런던에서 만델라 전 대통령의 90세 생일을 기념하는 동시에 만델라 에이즈 자선재단 '46664'를 위한 기금을 모으기 위해 자선 콘서트가 열렸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지팡이를 짚고 무대 위에 올라 “에이즈 같은 질병과 가난이 있는 곳, 인류가 압제를 받는 곳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며 “우리가 할 일은 모든 사람의 자유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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