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국내 한 언론사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장들은 하반기부터 국내외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이머징 마켓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미국 경제도 하반기에는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 최고의 재테크 수단으로 펀드를 꼽았다.
반면 이들은 하반기 국내 경기 전망에 대해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모두 4%대를 유지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 하반기 재테크는 펀드로 = 주요 시중은행장들은 하반기에도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이 유지되는 가운데 코스피 지수는 2000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고유가와 경기둔화로 기업들의 수익구조 악화가 우려되지만 하반기 중 미국 경제가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보여 코스피 지수는 2000선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하반기 주가는 1650~2150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상승폭을 일정부분 제한할 수는 있다"고 관측했다.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국내외 증시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 포트폴리오는 정기예금 40%, 간접투자 상품 60%(국내 주식형 40%, 해외펀드 20%)로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신규 투자를 계획 중이라면 국내와 해외 비중을 50%씩 하되 해외의 경우 선진국과 이머징 마켓 비중을 40:60으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부적으로는 국내 50%, 글로벌 마켓 10%, 원자재 10%, 중국 10%, 브라질 10%, 러시아 5%, 중동 5% 등으로 나눌 것을 제안했다.
◆ 돈줄 잡기가 최대 화두 = 시중은행장들은 금융회사 간 자금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안정적인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강정원 행장은 "내년부터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연계한 신용카드 발급과 보험사의 지급결제 업무가 허용되기 때문에 예금 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저원가성 예금 부문이 은행 간 최대 격전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윤용로 행장도 "머니무브(증시로의 자금 이탈) 현상이 재연될 수 있다"며 "은행들은 재원 조달 수단을 다양화하는 한편 신용카드, 수익증권, 방카슈랑스 등 비이자 수익원 확충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훈 행장은 "하반기에 대우조선해양, 현대건설 등 대형 매물들이 쏟아지는 만큼 인수합병(M&A) 자금 조달을 위한 대출 및 M&A 관련 자문 제공, 공기업 인수 후 발행주식 유동화 과정 지원 등에서 은행 간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태 행장은 "상호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물론 시중은행들도 소액 신용대출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며 "적용 범위 및 대출 한도 등을 놓고 경쟁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하반기 국내 경기 전망 어두워 = 시중은행장들은 하반기 국내 경제성장률이 4%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는 등 전반적인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강정원 행장은 "고유가와 선진국의 경기둔화를 감안하면 하반기 성장률은 4%대에 그칠 것"이라며 "물가상승률도 4%대 초반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윤용로 행장은 "물가상승과 고용부진 등의 영향으로 서비스업을 비롯한 내수가 크게 위축돼 있는 만큼 성장률은 4%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정태 행장을 제외한 3명의 시중은행장들은 통화당국이 3분기 중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측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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