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모 씨는 1년전 선물환 계약을 체결한 해외펀드에 대해 '정산금' 명목으로 약 1300만원을 은행에 부담했다.
투자원금 4000만원으로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증시에 유로화로 투자하는 '브릭스펀드'에 가입했는데 그동안 원/유로 환율이 1200원선에서 1600원선으로 급등했다는 이유에서다.
김 씨는 "환 헤지를 했는데도 환율 때문에 투자원금의 30%에 가까운 돈을 더 내라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은행 측에 강하게 항의했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환율이 급등하면서 이같은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해외펀드 투자자들이 환율 변동의 위험을 없애려는 목적으로 선물환 계약을 맺지만 선물환 계약의 구조상 환율 오르면 선물환 계약자 역시 '환차손'을 입기 때문이다.
원/유로 환율은 유로화 강세에 따라 급등했고 원/달러 환율도 글로벌 달러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유독 상승 행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물환은 일정 시점에서 외화를 특정 환율에 고정시킨 것으로 고객은 선물환 매도를, 은행은 매입을 각각 약정하게 된다.
가령 김 씨처럼 약 3만3000유로(약 4000만원)에 대해 유로당 1200원에 선물환을 맺었다면 1년 후 고객은 유로화를 1200원에 팔고 은행이 같은 환율로 되사겠다는 뜻이다.
따라서 원/유로 환율이 1600원으로 급등한 상황에서 투자원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유로당 400원씩 총 1300만원을 은행에 '정산'해야 하는 것이다.
반면 원/유로 환율이 하락했다면 고객은 은행으로부터 그만큼 차익을 지급받게 된다.
시중은행의 펀드 담당자는 "선물환 계약은 투자 원금을 일정 환율로 고정했다는 의미일 뿐 환리스크를 완전히 없앨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일부 고객들은 선물환을 체결하면 환차손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 항의가 많고 설명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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