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은 제29회 베이징올림픽 개막일인 8월 8일을 꼭 3개월 앞둔 날이다. 지난달 30일 개막일 카운트다운 D-100을 시작으로 이제 중국은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라는 목표만을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해외 성화봉송을 무사히 끝내고 본격적인 국내 성화봉송 길에 나서면서 올림픽에 대한 전국민적 열기를 불러 일으킨다는 각오다. 남은 기간 올림픽 성공에 쏟는 중국의 올인(다걸기) 준비상황, 성공전략, 해결과제 등을 3회에 나눠 짚어본다. <편집자주>
중국인들은 올해 베이징올림픽을 ‘100년만의 꿈(百年圆梦)’으로 부른다. 지난 1908년 올림픽 유치를 처음으로 주장한 지 꼭 100년만에 그 꿈을 이루기 때문이다.
게다가 베이징올림픽이 지난 1964년 일본 도쿄, 1988년 한국 서울 등에 이어 아시아 대륙에서 3번째로 열리는 67억 지구촌 축제라는 데 대한 자부심도 크다.
D-100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지난달 30일 베이징올림픽 성공개최 결의대회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때문에 중국은 이제 90여일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 개막 준비에 막바지 전국력을 쏟아 붓고 전국민적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또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전세계 이목을 중원(中原)으로 끌어 모으고 세계 속에 우뚝 서는 중국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 같은 꿈을 향해 달려가는 중국 앞에 최근 호재와 악재들이 잇따르면서 중국을 시험무대에 올려놓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국제사회와의 타협과 대결’이라는 양날의 칼을 사용하며 올림픽 성공을 향한 행진에 몰두하고 있다.
중국이 올림픽 성공에 최대 관건으로 삼고 있는 행사는 바로 성화봉송. 4개월여 이상 전세계와 국내 각 지역을 돌며 중국을 알리는 최고의 이벤트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일 카자흐스탄을 시작으로 해외봉송에 나선 베이징올림픽 성화는 전세계 19개국 19개 도시를 돌아 한달여만에 길고 길었던 여정을 끝냈다.
지난 3월 24일 그리스에서 채화된 성화는 4월 2일 카자흐스탄을 시작으로 해외봉송 길에 나섰다. 전세계 19개국 19개 도시를 돌아 한달여만인 지난달 29일 베트남을 끝으로 유난히 길게만 느껴졌던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이번 해외 성화봉송 길은 ‘화해의 여정(和谐之旅)’이란 이름에 걸맞지 않게 힘든 여정을 이어갔다. 해외 성화봉송 직전에 터진 티베트 독립시위 사태로 인해 국제사회 여론이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올림픽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출발한 해외봉송 길이 프랑스, 영국, 미국, 한국 등지에서 티베트와 관련한 독립•인권시위에 부딪쳐 빛이 바래 버린 것이다.
때문에 전세계 평화와 화합이라는 해외 성화봉송의 당초 의미가 크게 퇴색돼 버렸다는 평가도 받았다.
또 중국이 이번 해외봉송 길에서 겪은 국제사회의 호된 채찍은 다시 한번 스스로를 되돌아 보게 만든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이제 성화는 2일과 3일 각각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과 마카오를 거쳐 지난 4일부터 하이난성(海南省) 산야(三亚)를 시작으로 본격 국내 봉송 길에 올랐다.
국내 성화봉송은 31개 성, 시, 자치주 등을 돌며 상하이(上海), 톈진(天津), 충칭(重庆) 등 113개 도시를 97일 동안 순회하게 된다. 선발된 국내 봉송주자만도 1만1534명.
특히 이번 국내 봉송은 사상 최초로 8844m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 정상으로의 성화봉송도 추진되고 있다.
본격적인 국내 성화봉송을 통해 전국민적 열기를 모으는 동시에 차질 없는 올림픽 개최와 해외 손님맞이 준비에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국내외 전체 성화봉송 기간은 모두 130일, 거리만도 올림픽 역사상 가장 긴 13만7000km나 된다. 전체 봉송주자는 2만1880명.
본격 올림픽 무대에 활용될 기반시설들도 속속 마무리되고 있다.
모양을 따라 ‘새둥지’이라는 뜻을 지닌 주경기장 ‘니아오차오(鸟巢)’는 공사시작 6년만에 완공을 눈앞에 두고 마무리 점검이 한창이다. 공사비 35억위안(환화 5000억원)이 투입됐고 9만1000명이 입장할 수 있다.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인 니아오차오는 새둥지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 9만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니아오차오의 야경 모습.
나머지 37개 경기장과 45개 훈련장도 이미 완공됐다. 공정율 95%를 자랑한다. 1만6000명, 7000명 등을 각각 수용할 선수촌, 기자촌 등은 7월말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국제방송센터, 메인프레스센터 등도 이미 완공됐다.
현재 4개 노선인 베이징시 지하철도 신규 노선 착공에 들어갔다. 앞으로 8개 노선 200km로 확장할 계획이다.
베이징과 톈진을 잇는 시속 350km의 고속열차도 올림픽 개막전 개통한다. 교통난 해소를 위해 7월부터는 차량 홀짝제와 올림픽 전용차선제를 운용한다.
3월에는 단일 공항터미널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서우두(首都)국제공항 3청사도 완공해 외국손님 맞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면적만 98만6000m²로 인천국제공항의 1.5배다.
올림픽의 성공적 운영에 관건이 될 인력확보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10만명 규모의 선수단 자원봉사단 모집에는 110만명 이상이 지원할 정도로 전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0만명 규모의 관광객 자원봉사자 모집에는 145만명이 신청했다.
헌혈 자원봉사자 10만명, 질서유지 자원봉사자 10만명 등도 모집한다. 공공장소 금연 단속요원 10만명, 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인공강우 요원 5만3000명 등이 대기한다. 자원봉사자 인원 면에서 보면 모두 최대 규모다.
특히 중국은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서 아시아국가로는 처음으로 미국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해 스포츠에서도 최강국임을 세계에 널리 자랑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올림픽은 8월 8일 개막해 24일까지 17일 동안 베이징 등 7개 도시에서 28개 종목, 302개 세부종목 경기가 펼쳐진다. 참가선수는 205개국 1만6000명, 취재기자는 2만명 등으로 예상한다. 슬로건은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이다.
그러나 티베트 독립시위로 불붙은 국제여론 악화는 국내외에 올림픽 개최에 대한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때문에 중국은 만약에 일어날 지도 모를 불상사에 대비해 경계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미 올림픽 보안을 위해 인민해방군 산하 육•해•공군 총동원령을 내렸다. 66만명에 이르는 전국 무장경찰에 대해서도 동원령을 내려 놓고 있다.
중국이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중화민족의 부흥과 세계대국의 위상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지 남은 기간 지구촌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베이징=이건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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