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폭과대 IT.자동차.에너지株 주목
20일 코스피지수는 등락을 거듭하는 반전 끝에 소폭 상승 마감했다.
뉴욕증시가 상품시장 약세로 상승 하루만에 급락했다는 소식에 하락 출발했으나 개인의 저가 매수세와 프로그램의 매수우위에 힘입어 사흘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신용위기와 경기 침체 우려가 여전해 'V자형' 반등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반전의 연속=미 당국의 금리인하 조치와 투자은행의 기대 이상의 실적발표로 살아났던 투자심리가 하루만에 꺾였다.
13거래일만에 매수세로 돌아섰던 외국인은 다시 매도세로 돌아섰다. 미국 증시의 강한 반등 없이는 외국인 매수가 연속성을 보이기 힘든 상황이다.
하나대투증권 서동필 연구원은 "외국인은 국내 시장에서 당분간 매도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시장은 소강 상태로 들어설 개연성이 크다"며 "매수 후 보유하는 전략보다는 일차적으로 코스피지수 1650선에서 차익실현을 고려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투자은행이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고 있는 점은 장기적으로 금융권에 대한 신뢰회복 가능성을 키우면서 금융위기 해소의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세증권 이진우 연구원은 "미국 금융주의 변화된 흐름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수 있다는 점에서 바닥권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며 "또한 미국의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국면일 경우 기업이익의 변곡점일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상승탄력 제한적=미국 금리인하와 투자은행의 예상치를 넘어선 실적발표로 일시적으로 투자심리를 안정시켰으나 시장을 V자형 반등으로 이끌기에는 미약해 보인다.
조정의 원인인 주택시장 안정화와 미국 경제가 바닥을 통과했다는 징후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이정민 연구원은 "다음주 발표 예정인 미국의 GDP(국내총생산)과 소비지표, 금융기관 실적에 따라 글로벌증시가 또 한차례 급락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금융기관 손실 규모가 정점을 지난 것으로 나타난다면 코스피지수가 전저점인 1574를 밑돌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기술적 반등을 넘어 본격적으로 투자심리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미국 금융기관의 실적이 꾸준히 호전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현재 시장의 수급이 불안하다는 점도 증시가 일시적 악재에 쉽게 출렁이는 큰 이유다.
유진투자증권 최순호 연구원은 "미국의 반등시도와 중국의 경기과열 우려와 같은 외부조건에 주의를 기울이는 투자전략이 당분간 국내증시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며 "다만 시장 자체는 급락보다는 단기적 상승 추세를 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IT.자동차.에너지株 주목=미국 금융주의 랠리가 선행돼야 글로벌 증시의 랠리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대외변수를 주시하면서 그동안 낙폭이 컸던 정보기술(IT), 자동차, 에너지 업종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신영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본격적인 지수 상승 전까지는 외국인의 과매도로 펀더멘털 훼손과 관련없이 낙폭이 과했던 정보기술(IT)와 산업재, 에너지, 금융업종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도 "2월 반등 장에서처럼 전날 장세의 흐름과 2월 반등 장세에서 확인됐듯이 낙폭 과대주의 주가복원이 가장 빠를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장세의 주도업종으로 부각된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에 대한 관심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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