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원 우정사업본부장(우본)은 “편지가 인터넷 등의 발달로 급격하게 줄었을 때만 해도 눈앞이 캄캄했다. 하지만 우정기술을 정보기술(IT)에 접목시키면서 제2의 부흥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의 말처럼 국내 IT기술이 발달은 우본으로서는 위기이자 곧 기회로 작용했다.
e메일과 메신저 등의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우본은 한 때 편지와 엽서 등의 우편물이 대폭 줄어들면서 앞날이 불투명했었다. 하지만 우본은 IT기술을 우편사업에 접목시킨 우정IT기술의 세계화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이로 인해 우본은 IT수출창구이자 한국의 IT기술을 세계속에 알리는 길잡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 국내 우정IT기업의 해외진출에 적극 나서는 한편, 저개발국에 대한 지원도 활발하게 전개하는 등 최근 제2의 도약을 하고 있다.
◆우정IT 수출창구
우본사업본부가 IT 기술을 바탕으로 재도약하고 있다.(사진은 서울중앙우체국 전경)
우본은 지난 2006년 수출에 대한 비중을 대폭 확대하기 전까지 IT기술 발달로 인한 희생양처럼 보였다.
우본의 대표적인 업무인 우편과 택배, 금융업무가 일반 대기업들은 물론 중소기업과 여러분야가 겹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본에는 밝은 미래가 예고돼 있다. 그것도 우본을 힘들게 몰아넣었던 IT기술이 바탕이어서 그 성장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본은 2006년 ‘수출지원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우정IT기업체 수출에 대한 지원에 나서면서, 그동안 일반기업과 유사한 형태에서 ‘실천하는 공기업’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수출지원부서 신설하면서 해외 영문 홍보사이트 ‘e-Catalog’를 구축하는 것을 시작으로 세계화에 첫발을 내딛었다.
이 홍보사이트는 관련 기업들이 개발한 제품을 품목별로 분류해 해외기업의 접근성을 높여, 우정IT업체의 수출창구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또 우정IT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을 위해 ‘수출지원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발빠른 대비책을 마련해 실행에 옮겼다.
이 결과 카자흐스탄과 몽골,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등을 돌며 국내 우정IT기술을 보급하면서 2007년 우본을 통한 우정IT업체의 해외판매실적이 1천200억원에 달한데 이어 올해도 4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역별로도 아시아(589억원) 유럽(378억원) 북미(166억원) 중동(31억원) 오세아니아(41억원) 아프리카(13억원) 등 전 대륙에서 고르게 분포돼 있다.
우본 주도의 협의회가 활성화되면서 2006년 16개에 불과했던 회원사가 작년 30개로 증가했고, 올해는 4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우본은 추정하고 있다.
우본은 우편물을 자동 구분할 수 있도록 물류 네트워크에 기계화, 선진화 시스템을 전국 25곳의 우편집중국에 구축, 물류시스템의 혁신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공기업 협력의 선두주자
.우정사업본부는 해외 우정사업자들이 한국의 첨단 우정IT와 장비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종합아내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사진은 국제물류센터에서 물류를 이송하고 있는 장면)
우본이 해외에서 호평을 받는 이유는 단순한 ‘수익’ 목적이 아닌 전 세계의 ‘한국 우정IT기술’의 기치를 내걸고 움직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는 민과 공기업의 건전한 상호협력의 파워가 어느 정도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우본은 우정IT기업의 수출확대를 위해 정부가 계획한 ‘전자정부시스템 해외진출 활성화 계획’을 4개 권역으로 나누고 7개 거점을 설치해 20개 국가를 전략 대상으로 체계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특히 최근 활발한 투자와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비스타(VISTA․베트남, 인도네시아, 남아공, 터키, 아르헨티나)는 우정IT기업의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고 보고 전력투구하고 있다.
또 태국과 브르나이, 이집트 등 VISTA에 비해 성장가능성은 낮지만 한국의 우정IT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국가에는 수출협력단을 집중 파견한다는 복안이다.
우본이 이들 지역에 대해 성장가능성과 해당국가의 호감도만 갖고 사업을 추진하지 않고, 탄탄한 사전조사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어 수출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우본은 해외에 우정IT기술 알리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본은 세계 각 국을 돌며 매년 9월말~10월 초에 열리는 우편엑스포(Post-Expo)에 참가해 전시회와 컨퍼런스, 원크숍 등에 꼬박꼬박 참여하면서 국내 기업의 활로 개척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매년 4월에는 우본 주체로 국내외 우정동향과 기술관련 정보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한국포스텔포럼(KPF)을 개최하면서 전세계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이와함께 우본과 돈독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와 우정 협력증진과 교류협력 강화를 위한 연수로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 협력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세계화로 국가이미지 ‘높여’
우본은소비자가 전국의 특산물을 직거래로 구매할 수 있는 쇼핑물과 우편서비스를 인터넷으로 이용할 수 있는 ePOST를 운영 호응을 얻고 있다.(우체국 콜센터 직원이 인터넷과 전화를 통해 고객과 상담하고 있다)
우본은 전세계와 함께 호흡하면서 ‘한국 이미지’를 한껏 높여 미래의 자산 축적에도 상당한 노하우를 발휘하고 있다.
우본은 우정현대화에 관심이 있는 국가가 의뢰할 경우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KIPA)와 협력을 통해 MOU체결 여부와 관계없이 타당성 조사는 물론 각종 컨설팅을 해준다.
또 우정현대화를 요청하는 국가가 원하는 정보화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시스템을 보급해 한국의 우정IT기술력을 보급한다.
실제 우정IT를 위해 우편전문가를 요청할 경우 우본의 인력 풀을 활용해 정보화와 자동화 전문가를 파견해 호평이 얻고 있다.
우본이 우정IT 세계화를 위해 만국우편연합(UPU)과 아․태우편연합(APPU) 등 우편관련 국제기구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고, 저개발국 우정인프라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아․태우정대학(APPC)에 우정IT교육센터를 설치해 한국형 우정정보화를 체험은 물론 모델 전수는 물론 기업의 수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함께 저개발국의 통상우편 인프라를 개선할 수 있도록 서비스품질기금(QSF)을 지원하고, UPU가 추진하는 글로벌 우편서비스 품질개선 프로젝트에 참여해 국가간 우편서비스 격차 해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경원 본부장은 “한국의 우정사업이 세계에서 위상을 높이면서 실익도 챙길 수 있도록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가교 역할을 맡겠다”고 말했다.
신종명 기자 skc113@ajnews.co.kr
우편종합상황실에서 택배와 우편의 실시간 교통현황과 최단이동경로를 파악해 운송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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