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이후 중견·중소 건설사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 우려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재무안정성이 높은 대형 건설사와 이들이 시공하는 아파트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한 아파트가 올해 1분기 3만3000여 가구 대규모 분양을 진행해 위축된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 타파에 나선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태영건설이 돌연 워크아웃을 신청한 이후 중견·중소 건설사에 대한 PF 공포가 지속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16위(2022년 기준)인 태영건설이 PF 부실로 워크아웃에 돌입한 만큼 유사한 문제를 갖고 있는 다른 중견·중소 건설사도 언제든 워크아웃을 진행할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실제 태영건설과 규모가 유사하거나 더 큰 건설사도 우려의 시선을 불식시키기 위해 선제적으로 해명을 하기도 했다.

동부건설(시공능력평가 22위)은 "작년 4분기 3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안전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해외 현장의 공사대금과 준공 현장 수금, 대여금 회수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와 관련해선 "지난해 3분기 기준 PF 우발채무 규모는 2000억원대(보증한도 기준)로, 전체 PF 시장 규모가 134조원에 달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건설업계 안팎에서는 중견 건설사로 꼽히는 동부건설이 PF 부실 우려에 대한 해명 사례를 들어 동부건설보다 규모가 작은 건설사들은 더 큰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 나온다.

다만 앞으로도 소비자들은 건설사의 재무리스크에 주목할 가능성이 높다. 선분양된 아파트를 중견·중소 건설사가 시공하고 있었는데 돌연 워크아웃을 맞이하게 된다면 최악의 경우 입주가 지연되는 등 피해가 예상되는 탓이다. 이에 부동산 업계에서는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1분기(1~3월) 시공능력평가 10위 내 대형 건설사는 전국 41곳에서 3만2933가구를 일반 분양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0대 건설사가 공급한 1만1024가구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더라도 7212가구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경기 위축 상황에서 연기됐던 분양이 올해 1분기 진행하는 사례도 있지만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더욱 강해진 것도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 1만1067가구이며, 지방이 2만1866가구 등이다. 

대우건설(3위)은 이달 경기도 부천시 송내동 339번지 일원에 '송내역 푸르지오 센트비엔'을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전용면적 49~109㎡ 총 1045가구 규모로 공급된다. 일반분양 물량은 총 225가구로 소형 평형으로 구성된다.

GS건설(5위)도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일대에 신반포4지구 정비사업을 통해 짓는 '메이플자이'를 이달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총 3307가구 규모이며, 이 중 전용면적 43~59㎡ 162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GS건설은 같은 달 수원시에서 '영통자이 센트럴파크'도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일원에서 조성되며, 전용면적 84㎡ 총 580가구 규모다.

롯데건설(8위)도 이달 경기도 이천시 안층동 일원에 '이천 롯데캐슬 센트럴 페라즈 스카이'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전용면적 84~122㎡ 총 853가구 규모로, 이 중 아파트 801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포스코이앤씨는 1월 부산광역시 금정구 부곡동 일원에 '더샵 금정위버시티'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전용면적 59·84㎡ 총 994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월 광주광역시 북구 매곡동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중외공원'을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면적 84~157㎡, 총 1466가구로 구성된다.

부동산 전문가는 "이번 건설사 PF 위기론으로 수분양자나 주택사업조합원들은 각 시공사 경영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부동산 PF 위기론이 확산되기 전에도 대형건설사 아파트 선호현상이 있었는데, 이번 사태로 인해 자금력과 신용도가 우수한 대형건설사 선호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