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조 단위' 영업익 회복…모바일 선전에 반도체 적자폭 개선(종합)

2023-10-11 10:45

삼성전자가 이번 3분기, 올해 첫 조 단위 영업이익 달성에 성공했다. 주력인 반도체 부문에서 적자 폭을 줄인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이 버팀목이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당초 증권가가 예상했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함에 따라 바닥을 다진 반도체 한파가 반등을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는 4분기에는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11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2조4000억원, 매출 67조원을 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7.88%, 74%씩 감소한 수치다.

눈여겨볼 부문은 올해 첫 조단위 영업이익 기록이다. 지난 1분기와 2분기 삼성전자는 각각 6402억원, 66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이번 3분기 들어 조 단위를 회복하며 실적 반등세를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또한 앞서 증권가가 예상한 영업이익 2조2085억원보다 웃도는 성적으로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이고 있다.

이처럼 예상 외의 양호한 실적을 보인 데는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부문의 실적 견인과 반도체 적자 폭 감소 등이 주요인으로 손꼽힌다. 

우선 모바일 경험(MX) 부문에서는 지난 8월 출시된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Z 플립5·폴드5 시리즈가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모바일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디스플레이(SDC) 부문에서는 미국 애플의 아이폰15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며 실적 개선을 달성했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DS) 부문에서는 적자 규모가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3분기 반도체 부문 적자 폭을 3조원 안팎으로 추정한다. 지난 1·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는 각각 4조5800억원, 2분기 4조3600억원에 달했던 적자 폭이, D램 판가와 출하량 상승 및 낸드 역시 판가 상승으로 개선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4분기 삼성전자의 실적 회복이 본격화될 것이라 전망한다. 상반기부터 진행된 감산이 보유 재고를 줄여 하반기에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감산에 따른 공급 조절 효과는 이미 나타나기 시작해 3분기부터 D램 평균 판매단가(ASP)가 상승 전환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주력으로 하는 메모리 시황은 이미 바닥을 통과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황 변곡점에서 10월 말로 예정된 이번 실적 시즌이 유난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메모리 업황은 4분기부터 상향 반전해 내년 2분기 가파른 판가 상승을 동반하리라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사옥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