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힘든 상황'이지만 국민 위해 좌고우면 않겠다"

2024-10-22 20:18
"범어사 스님 가르침에 이 나라가 똑바로 설 수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가운데)이 22일 부산 금정구 범어사를 찾아 차담 뒤 주지 정오 스님(오른쪽)이 쓴 무구무애(無垢無碍) 족자를 선물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방장 정여 스님, 윤 대통령, 주지 정오 스님.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부산 금정구의 범어사를 방문하며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국민과 나라를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하겠다"고 밝혔다. 현직 대통령이 범어사를 찾은 것은 이승만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범어사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대웅전에서 향로에 헌향하며 "20여년 전 부산에 근무했으며, 떠나서도 금정산을 등산하며 이곳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직접 우산을 들고 주지실로 이동해 주지 정오 스님, 방장 정여 스님과 대화를 나눴다.

정오 스님은 윤 대통령에게 "사람이 아닌 국민에게 충성한다는 말씀과 힘들지만 꿋꿋하게 이겨내며 대통령이 되신 모습으로 많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셨다"며 그가 어려운 정치적 환경 속에서도 견디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코로나 시국에 국가 재정이 과도하게 사용되어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계실 텐데 안타까운 점이 많다"고 언급했다.

정오 스님은 직접 쓴 ‘무구무애(無垢無碍, 인생을 살면서 허물이 없어 걸릴 것이 없다)’라는 문구가 적힌 족자를 윤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감사를 표하며 "범어사에서 주신 많은 가르침에 힘입어 이 나라가 똑바로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방장 정여 스님은 "어려운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든든하다"며, "인생을 살다 보면 가슴에 남는 것들이 있고 스스로를 흔드는 경우가 있는데, 내 스스로가 흔들리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적당히 비우며 새로운 것을 채우겠다는 마음가짐이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여 스님은 또한 윤 대통령에게 ‘감인대(堪忍待, 견디고 참고 기다리라)’라는 문구가 적힌 액자를 선물하며, "직무를 수행하는 동안 힘들 때마다 이 문구를 보며 지혜롭게 극복하시라"는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범어사는 합천 해인사, 양산 통도사와 함께 영남의 3대 사찰 중 하나로, 지난해 통도사와 함께 국가 현충 시설로 지정됐다. 이 방문은 대통령의 정치적 상황과 국민에 대한 그의 의지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