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주, 금리 더 오른다는데…지금 사둘까

2023-03-07 16:32
목표 수익률 6% 후반대 상품 출시
시장 침체기 속 흥행 여부엔 의구심

[삼성FN리츠 - 서울 중구 에스원빌딩]


올해 초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북돋기 위해 리츠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대형 금융계열사들이 최대 6% 후반대의 배당률을 목표로 리츠 상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는 금리 변동성이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 리츠 상품의 배당률이 과연 매력적인지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리츠는 지난 6일부터 양일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삼성FN리츠도 오는 20~21일 기관 수요예측과 27~28일 일반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초 비슷한 시기에 리츠 상품 출시를 알린 한화리츠와 삼성FN리츠는 오피스 리츠간의 대결 구도로 그려지고 있다. 두 상품 모두 그룹 내 계열사 건물을 보유한 스폰서 리츠 형태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각각 주요 계열사들이 장기간 입주해 있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한화리츠는 연간 두 차례 반기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며 연간 배당수익률을 6.85%로 제시했다. 기존의 SK리츠나 신한알파리츠 등 기존 리츠 상품과 더불어 오는 4월에 상장하는 삼성FN리츠(5.6%)과 비교해봐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다만 두 상품이 침체기에 빠져있는 현 리츠 시장에서 흥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번 한화리츠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힌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당분간 리츠 기관대상 수요 예측에는 들어가지 않을 계획”이라며 “추가 금리 인상이 계속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시된 배당수익률이 유지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글로벌 금리상승과 환율 변동성이 계속되면서, 국내 리츠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5.75까지 오른다는 얘기도 나오자 한국은행 역시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이에 부동산 시장도 계속 위축된 상태를 보이고 있다.
 
해당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는 리츠는 상장 뒤에도 값이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며 “시중에 공모가를 하회하는 리츠 상품이 여럿 있는데, 굳이 한화리츠(공모가 5000원)에 처음부터 들어갈 이유는 없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다시 4%대를 돌파했다. 이에 한전채 3년물도 이날 기준 4.21%로 다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금리가 추가 인상된다면 한전채와 같은 트리플 A급(AAA)도 다시 6%대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그렇게 된다면 같은 6%대의 배당수익률이라고 해도 리츠 상품에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당금도 과연 안정적으로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지난해 한화리츠는 5.57%에, 삼성FN리츠는 현 시점 기준 4.6%대의 변동 금리를 적용해 자금을 조달받았다. 즉 금리 인상이 추가적으로 시행된다면 그만큼 리파이낸싱 우려가 커져 배당수익률이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우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