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애플 수수료는 바가지…에픽게임즈(포트나이트)가 옳다"

2021-07-31 15:27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애플이 독점적 지위를 악용해 지나치게 높은 수익률을 부과,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공세다.

머스크는 30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서 "명백하게 앱스토어로 (수수료)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며 앱스토어 수수료를 두고 애플과 소송을 진행 중인 게임개발사 에픽을 편들었다.

그는 "애플의 앱스토어 수수료는 인터넷에서 사실상 글로벌 세금"이라며 "에픽이 옳다"고 강조했다.

에픽은 앞서 지난해 8월 애플의 앱스토어 수수료가 비정상적으로 높다며 자체 앱 결제시스템을 도입했다. 애플 앱스토어 수수료는 30%다. 이에 애플은 규정 위반을 이유로 에픽이 개발한 인기게임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퇴출했다. 그러자 에픽은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머스크는 "30% 수수료는 완전히 불합리하다"라며 "수수료가 공정했다면 에픽이 굳이 애를 쓰며 자체 결제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애플에 대한 머스크의 지적은 지난 26일에도 있었다. 그는 이날 테슬라의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일부러 기침하는 시늉을 하며 "애플"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공개석상에서 애플을 조롱한 셈이다.

머스크는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에 대해서도 '담장이 쳐진 정원(walled garden)'에 비유했다. '담장 쳐진 정원'은 에픽 변호인이 지난 5월 반독점 소송 첫 재판에서 애플 수수료 정책을 비판하며 법정에서 했던 말이다.

머스크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가 쓴 신간 '파워플레이:테슬라, 일론 머스크, 그리고 세기의 내기'에 묘사된 애플의 테슬라 인수 제안설도 부인했다.

책에는 팀 쿡 애플 CEO가 머스크에게 테슬라를 인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머스크는 이에 대해 애플 CEO 자리를 요구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머스크는 책 내용의 진위를 묻는 영국 BBC 기자의 트위터 질문에 "쿡과 나는 서로 말하거나 편지를 주고받은 적이 없다"며 "제안된 인수 조건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애플의 테슬라 인수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고 내가 쿡에게 만나자고 요청한 적이 있지만 쿡은 만남을 거부했다"며 "당시 테슬라는 현재 가치의 6%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트위터 이용자가 "머스크는 애플을 위해 더 나은 CEO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하자 머스크는 "난 어떤 것의 CEO도 되길 원치 않는다"고 답변했다.

머스크는 최근에도 "CEO 자리를 어쩔 수 없이 떠맡았다"는 발언을 했다. 머스크가 2016년 테슬라의 태양광업체 솔라시티 인수를 주도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주주대표소송에서다.

머스크는 "테슬라 CEO를 맡기 싫었지만 할 수 없이 떠맡아야 했다"며 "(CEO를 맡지 않았다면) 회사는 사라졌을 것"이라고 부연했다.